“최종 승자는 보라스!”
1조원 시대가 열렸다. 주인공은 외야수 후안 소토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와 15년 7억 7600만 달러(약 1조955억원)에 자유계약(FA)을 체결했다. 전 세계서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스포츠 스타가 됐다. 지난해 오타니 쇼헤이(LA다저스)가 작성했던 10년 7억 달러를 단숨에 넘어섰다. AP통신은 “소토가 2024시즌 성적(타율 0.288, 41홈런, 109타점)을 유지한다는 가정 아래, 15년간 홈런 1개당 약 120만 달러를 받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천문학적 금액. 뒤에는 ‘슈퍼 에이전시’ 스캇 보라스가 있었다. 일찌감치 소토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손을 잡았다. 지난달 MLB 단장 미팅에선 소토에 대해 “박물관의 모나리자”라고 표현,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기량과 나이, 경험 측면에서 압도적이라는 것. 2022년 7월 소토의 소속팀이었던 워싱턴 내셔널스가 15년 4억4000만 달러에 연장 계약을 제시했지만 단칼에 거절한 배경이다. 당시 역대 최고액 조건이었지만 보라스의 눈높이는 더 높았다.
실제로 이번 계약 면면을 살펴보면 놀라움은 더 커진다. 계약금 7500만 달러에 2029시즌을 마치고 다시 FA가 될 수 있는 옵트 아웃조건이 포함돼 있다. 오타니와 같은 디퍼(지급 유예) 조항도 없다. 계약기간에 모든 금액을 수령할 수 있다. 현지 매체들은 소토뿐 아니라 이번 협상을 주도한 보라스 또한 앞 다투어 조명했다. CBS스포츠는 보라스를 승자라 표현했다. 폭스스포츠는 “보라스가 돌아왔다”면서 “빅리그 역사상 가장 비싼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전했다.
보라스는 ‘악마의 에이전트’로 불렸다.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시장 문이 닫히기 직전 도장을 찍는 경우가 많다. 일각에선 지나치게 높은 금액을 요구, 리그 내 연봉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있다. 선수들에게 장기 계약을 권유하는 일도 많다. 중요한 것은 끝내 잭폿을 터트린다는 점이다. 지난해 블레이크 스넬(다저스·5년 1억8200만 달러) 등 예상보다 저조한 수치에 평가절하되기도 했지만 이번 겨울 건재함을 과시 중이다.
또 돈방석에 올랐다. 보라스는 통산 계약의 5% 정도를 수수료로 받는다. 소토의 계약건만 하더라도 3825만 달러를 챙길 수 있다. 지난 9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맷 채프먼에게 6년 1억510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을 안기기도 했다. 심지어 여전히 많은 고객들이 기다리고 있다. 최대어로 꼽히는 투수 코빈 번스, 내야수 알렉스 브레그먼 등이 시장에 남아 있다. 이들 역시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이 가능한 만큼 보라스의 주머니는 더 두꺼워질 전망이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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