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잘해야죠!”
무성했던 소문. 우완 투수 최원태가 삼성 유니폼을 입는다. 4년 최대 70억원에 자유계약(FA)을 체결했다. 계약금 24억원에 연봉 합계 34억원, 인센티브 12억 원 등의 조건이다. 생애 첫 FA를 마친 최원태는 여러 감정을 느끼는 듯했다. 최원태는 “아무래도 처음이다 보니, 잘 모르는 부분이 많더라.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면서 “그래도 FA라는 건 야구선수로서 누구나 꿈꾸는 권리 아닌가. 기회를 얻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감사한 일”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일찌감치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최원태는 2015년 1차 지명으로 넥센(키움 전신) 품에 안겼다. 무엇보다 20대 선발 자원이다. 경험 또한 많다. 올해까지 선발로 204경기, 불펜으로 13경기 소화했다. 지난해 LG가 이주형, 김동규(이상 키움) 등 유망주와 1라운드 지명권까지 내주며 최원태를 품은 이유다. 삼성은 “최원태는 2017년 이후 8년 동안 선발로 뛰었다. (이 기간) KBO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1073⅓이닝을 책임지며 꾸준함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과정이 쉽진 않았다. 엄상백, 심우준(이상 한화), 장현식(LG) 등이 다소 이른 시점에 계약 소식이 전해졌던 것과 달리 최원태는 협상 기간이 예상보다 꽤 길었다. 이 과정에서 조급해지기도 했을 터. 최원태는 “일부로 관련 기사들을 안 보려 했었다. 여행도 많이 다녔다”면서 “흔들릴 때마다 훈련하면서 마음을 다잡으려 했다. 같은 센터에서 운동하는 (김)하성이형이 좋은 얘기들을 많이 해줬다. ‘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더라. 큰 힘이 됐다”고 마음을 표했다.
삼성행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었을까. 초반만 하더라도 에이전시를 통해 협의했지만 이후 이종열 삼성 단장과 직접 소통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최원태는 “단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진심을 느꼈다. 이 팀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기대감도 크다. 최원태는 “밖에서 봤을 때 삼성이라는 팀은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 보였다. 올해도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좋은 성적을 내지 않았나. 직접 부딪혀봐야 알겠지만 뭔가가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처음으로 서울 연고를 떠난다. 익숙한 얼굴이 많기에 적응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특히 박병호는 2016~2018년 키움(전신 넥센 시절 포함)서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당시에도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 바 있다. 최원태는 박병호의 이름이 나오자 “내겐 너무나도 특별한 선배님”이라고 밝히며 “선배님은 야구장에서의 루틴이 엄청 잘 정립돼 있다. 그런 것들을 옆에서 보고 배웠기에 FA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에도 반겨주셨다”고 활짝 웃었다.
높아진 몸값. 최원태를 향한 시선도 더욱 날카로워졌다. 최원태는 “내가 더 잘해야 한다”고 이를 악문다. 몸 상태는 아주 좋다. 이미 3주 전부터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다음 주부터는 기술적인 훈련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이번 비시즌엔 여러 가지 시도들을 해볼 생각이다. 최원태는 “다른 이유는 없다. 야구를 잘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팀을 몇 차례 옮겼다. 믿음직한 모습으로 삼성에서 오래오래 야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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