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불괴’라 불리는 이유가 있다.
남자프로농구 삼성 이정현은 올 시즌으로 프로 14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라운드 2순위로 한국인삼공사(현 정관장)의 부름을 받아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KGC(현 정관장)에서 통합우승 2회(2011~2012, 2016~2017시즌), KCC에선 정규리그 우승 1회(2020~2021시즌)를 경험했다. 베테랑 슈터라 불리는 이유가 있다. 2018~2019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2022~2023시즌부턴 삼성의 유니폼을 뛰고 있다.
2010년부터 한걸음도 쉬지 않았다. 프로농구 역사상 최다 연속 경기 출전 기록을 세우고 있다. 지난 7일 KCC전(61-78 패)에 선발 출전해 650경기 출전을 기록을 썼다. 시작은 2010년 10월15일 울산 모비스전이었다. 군 복무와 국가대표 차출 기간을 제외하면 단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코트를 밟아 65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이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KBL 역사상 500경기는커녕 400경기를 연속으로 출전한 선수는 8일 오전 기준 소노 이재도(459경기)가 유일하다. 연속 출전 3위에서 5위는 모두 은퇴선수들이다. 이정현의 기록이 독보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선천적인 ‘강골’이라는 말이 나온다. 커리어 내내 큰 부상이란 없었다. 철저한 몸 관리가 비법이다. 신인 시절부터 스트레칭에만 1시간을 쓸 정도로 철저했고, 현재도 경기 후 보강훈련에 매진하는 등 자신만의 루틴으로 몸 관리를 해오고 있다. 주변에선 이정현만큼 몸 관리하는 선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 말한다. 가벼운 부상은 투혼으로 극복했다. 지난 시즌 손가락 미세 골절 부상에도 참고 뛰었다.
활약도 꾸준했다. 프로에서 14시즌을 보내는 동안 데뷔 2년 차(2011~2012시즌), 올 시즌 포함 두 시즌을 제외하고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MVP를 받은 2018~2019시즌에는 평균 33분2초를 뛰면서 17.2점 3.1리바운드 4.4어시스트로 활약했다.
농구계 관계자는 “650경기 연속 출전이라는 기록 자체가 증명하듯이 자기관리의 표본이라고 볼 수 있다. 심지어 식스맨으로 뛴 것도 아니고 베스트5로 뛴 선수다. 대단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칭찬했다. 이어 “인성도 좋다. MVP를 받았을 때 식당 이모님들과 체육관 시설 관리자분들께 따로 선물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선수”라고 부연했다.
마지막 꿈이 있다. 봄 농구다. 상황은 좋지 않다. 삼성은 부상 선수가 속출하는 등 악재를 맞으면서 최하위(3승 11패)에 처져 있다. 2016~2017시즌 이후 봄 농구에 나서지 못하고 있으며, 4시즌 연속 최하위를 걱정하고 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이정현 역시 시즌 초반 기복이 있지만, 지난 7일 KCC전에서 11점을 기록하는 등 힘을 내고 있다. 금강불괴는 오늘도 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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