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폐기된 7일 국회 인근에서 100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며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연예인들도 촛불집회 현장에 참석해 힘을 더하는 한편 메시지를 통해 팬들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7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열린 ‘3차 민중총궐기’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00만 명(경찰 비공식 추산 최대 15만 9천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경찰은 기동대 100개 이상과 교통경찰 230여명을 여의도 일대에 배치했다.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의원들의 이름을 연이어 호명하면서 표결에 참여하라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집회 현장에선 물리적 충돌 없이 윤 대통령 탄핵 찬성 목소리가 울려퍼진 가운데 스타들도 힘을 더했다. 래퍼 지구인은 “민주주의를 우습게 보지 마세요”라며 집회에 참석한 것을 인증했다. 배우 이엘은 “몸 좀 녹이고 재정비하고 다시 국회로”라며 오랜 기간 집회 현장에 참석하고 있었음을 알렸다. 영화 ‘메기’와 JTBC ‘이태원 클라쓰’ 배우 이주영은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태그하며 일행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사진을 올렸다.
JTBC ‘경이로운 소문’에 출연했던 배우 옥자연도 SNS에 촛불집회 현장으로 추측되는 곳에서 촛불 사진을 찍어 올렸다. 그는 “어째서 사람이 이 모양인가”라는 글이 담긴 사진을 게시했다. 앞서 그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가 한국의 비상계엄에 충격을 받았다는 인터뷰를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탄핵안이 상정되기도 전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가자 배우 신소율은 “투표해주세요. 어떻게 이래요”라는 글을 SNS에 게재하며 촛불집회 참석을 인증했다. 신소율 남편인 뮤지컬 배우 김지철도 "그렇게 투표 기간만 되면 투표해 달라고 소리치면서 현재의 상황은 경악을 금할 수 없다.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투표를 안 하다니, 그것도 국회에서 투표로 뽑힌 자들 아닌가. 기본은 해라”라고 일침을 날렸다.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스타들은 메시지로 팬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직접적으로 소신을 밝힌 스타도 있었지만 간접적으로나마 추운 날씨에 집회에 나가는 팬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했다.
배우 박보영은 팬 소통 플랫폼 버블을 통해 팬들에게 “오늘도 무탈한 하루 보내. 추우니까 꽁꽁 싸고 나가야해. 차 조심, 사람 조심. 조심히 다녀와”라며 “오늘따라 더 추운 것 같다. 따뜻한 봄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안아주고 싶은 날”이라고 간접적으로 팬들을 응원했다. 그러면서 “봄이 올때까지 서로 안아주고 응원하면서 잘 버텨보자. 버티다 보면 봄이 올거야. 혼자가 아니니까. 같이 응원해주고 같이 걸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포기하지 말자”라고 따뜻한 응원과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다.
배우 이동욱도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팬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스콜피온즈의 ‘변혁의 바람(Wind of Change)’ 중 한 구절을 공유한 그는 “힘냅시다. 추운데 따뜻하게 나가고”라며 “봄은 반드시 온다”라고 시민들이 바라는 서울의 봄을 응원했다.
배우 고민시는 자신의 ‘3시’라고 적은 아래로 촛불 모양 이모티콘을 올리며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이날 촛불집회는 3시에 시작했다.
배우 이천희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난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리며 “쪽팔린다 쪽팔려”라는 반응을 보였다. 배우 고아성도 SNS에 “한국이 싫어서 X, 한국을 구해야 해서 O”라는 글과 함께 달리는 차 안에서 여의도 전경을 찍은 사진을 올렸다.
가수 이승환은 “‘국민의힘’ 의원 나리님들, 내란의 공범임을 자처하시는 모습 잘 보았다”라며 “좋으시죠? 대통령 탄핵을 원하는 80% 가까운 민주시민들의 뜻을 단박에 저버릴 수 있는 자신들의 권능이 자랑스럽고 뿌듯하시죠? 역사의 죄인 따위 두렵지 않고 현생의 권세가 더 중요한 분들이신데다 사람이 죽어나가고 민생이 도탄에 빠져도 '니들이 어쩔 건데'라고 생각하실 것만 같은 분들이시니 어련하시겠어요”라고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달의소녀 출신 그룹 루셈블 혜주는 “오늘 여의도 가는 크루들 정말 멋지고 대단하고 고맙고 여건이 안 돼서 멀리서 소리 내는 크루들도 멋져. 추운데 조심히 잘 다녀와. 누군가는 내가 의견을 밝히는 게 불편할 수 있겠지만 아이돌이기 전에 국민이기 때문에 난 이게 맞다고 생각해. 힘내자”라고 팬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이달의소녀 출신 이브도 “뉴스 보고 있었어. 우리가 살기 좋은 세상 만들어줄게. 같이 만들자”라고 따뜻한 말을 남겼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X(옛 트위터)의 프로필 소개와 인스타그램에 촛불 이모티콘을 남긴 그룹 B1A4 공찬은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팬들에게 “날씨 많이 추운데 따뜻하게 입었지? 추운데 주말인데 너무너무 고생했어”라며 “집에 조심히 들어가고, 들어가면 따뜻한 물 마시고 쉬어. 마음이 아프다 아파”라고 안타까워하며 팬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같은 멤버 신우 또한 “일단 우리는 우리 할일을 하면서 계속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 계속 지켜보고 지켜보는거지”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외에도 그룹 샤이니 온유, 그룹 제로베이스원 박건욱, 그룹 엔믹스 규진, 그룹 있지 채령, 배우 이태빈, 한예종 출신 배우 강나언, 영화 ‘서울의 봄’에 출연했던 배우 남기형, 가수 이승윤, 가수 박혜경, 배우 정찬, 배우 박은혜, 가수 레이디제인 등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및 탄핵안 부결을 직간접적으로 규탄하는 동시에 팬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이날 수많은 시민들과 함께 스타들까지 국회의사당에 모여 목소리를 높였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9시 26분쯤 국회 본회의에서 “명패 수를 확인한 바 총 195매로서 투표하신 의원 수가 의결정족수인 재적의원 3분의 2에 미치지 못했다”며 끝내 탄핵안 표결이 불성립됐다고 알렸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