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총수가 행정하는 시대는 마지막이어야 한다.”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내년 1월에 열리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는 현재까지 정몽규 현 회장과 허정무 전 대전시티즌 이사장, 신 교수까지 3명의 후보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신 교수는 3일 “축구협회는 변해야 한다. 재벌 총수가 행정을 하는 시대는 정몽규 집행부가 마지막이어야 한다”며 “능력과 정직, 그리고 도전 정신을 지닌 축구 동업자들과 함께 타락과 공정성 상실의 대명사가 된 축구협회의 브랜드를 깨끗한 공정의 상징인 이미지로 바꾸겠다”고 출마 선언문을 발표했다.
신 교수는 이날 출마 선언에서 정부와의 관계 개선, 행정력 향상, 비즈니스 능력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공약을 발표했다. 신 교수는 “축구협회의 변혁을 위해 노트북을 들고 들어가 협회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실추된 축구협회 브랜드 리뉴얼을 논하겠다”며 “현재 문제는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독선과 무능 그리고 이를 적절히 견제하지 못한 집행부 임원의 책임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짚었다.
구체적인 공약을 살펴보면, 우선 천안축구센터에 지원된 정부 지원금에 대해 5배의 페널티 조치가 예상되는 약 300억원에 대한 대처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 조치 통보에 대해서는 집행부를 구성해 시정조치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천안축구센터로 이전 결정한 축구협회 메인 오피스에 대해서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K리그 심판 운영에 대한 권한을 프로축구연맹에 이관해 프로경기 심판의 질적 향상과 교육 등 집중 관리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축구 지도자들에 대한 강습시스템을 전면 검토해 상식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하고, 축구협회가 흡수·통합했던 초·중·고 연맹 등을 독립시켜 침체된 학교 축구에 대한 활성화를 검토하겠다고도 전했다.
신 교수는 “축구협회 회장의 무능은 ‘올림픽 출전 좌절’, ‘아시안컵 우승 실패’ 등에 대한 경기력 측면에서만 지적되고 비판받고 있지만 실제로 가장 큰 과오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대한 상업적 가치와 산업적 가치를 추락시킨 축구 비즈니스 측면의 실책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축구협회 직원들은 대한체육회 산하 여타 종목단체와 비교해 가장 우수한 인력풀을 구성하고 있지만 이들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문제가 바로 행정 부재로 이어졌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1983년 유공 축구단에서 선수로 3시즌을 뛰고 일찍 현역에서 은퇴했다. 1986년부터 방송 해설가로 활동하며 날카로운 분석과 구수한 입담으로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2011년 명지대 교수로 부임했고 2014년에는 프로축구 성남FC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7년에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한편 신 교수는 허 전 이사장과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시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의 대한체육회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 이후 취재진을 만나 “단일화는 축구의 행정적인 철학과 비전 그리고 이념이 맞아야 한다”며 “단일화를 하는 것이 재벌 총수가 축구협회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유연성을 가지고 고민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