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주저앉을 수는 없다.’
남자프로농구 삼성이 개막전부터 흔들리며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2경기를 치른 3일 기준 2승10패(승률 0.167)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3할 이하 승률을 기록 중이다.
‘부상병동’이다. 부상 선수가 속출하면서 팀 전력이 약화됐다. 우선 오프시즌 야심차게 이대성을 영입하면서 프로농구 최초 3시즌 연속 최하위 불명예에 정지 버튼을 누르려했지만, 물거품이 됐다. 이대성은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올라 시즌 아웃됐다. 악재는 시작에 불과했다. 박민채는 발목, 이동엽은 어깨 부상을 입는 등 줄줄이 자리를 이탈했다. 주전 가드가 없어 박승재, 이원대를 영입해야 할 정도로 선수 구성이 열악했다.
초대형 악재까지 터졌다. 지난달 28일 KT전에서 1옵션 외국인 선수 코피 코번(평균 22.2점·리그 2위)이 발목 내측인대 부분파열 부상을 입었다. 한숨을 몰아 쉰 김효범 삼성 감독은 “코번까지 다치니 어렵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당장 상위권 반등은 어렵지만, 최하위만은 벗어나야 한다.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를 물색한다. 코번이 정밀 검사 결과 4주 진단을 받은 데다, 코트로 복귀하기까진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 감독은 “비수술 재활을 하기로 했다. 복귀 시점이 4주 후가 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 대체 외국인 선수를 물색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 결정하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시간이 필요하다. 다른 국가의 리그도 진행 중이기에 괜찮은 외국인 선수를 찾기 쉽지 않다. 더불어 일시 대체는 기간이 정해져 있어 물색하기 더욱 까다로운 면이 있다. 이외에도 바이아웃 검토, 계약서 작성, 비자 발급 등 절차가 남아있다. 열심히 찾으면서도 당장은 마커스 데릭슨 1인 체제로 가야 하는 것이 삼성의 현실이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평균 11.6리바운드를 잡아주던 코번이 사라졌지만, 골밑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다. 패했으나 DB전, 현대모비스전에서 각각 43-43, 33-38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비등비등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내선수도 살아나고 있다. 특히 이원석이 사령탑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이다. 데뷔 4년 차 이원석은 올 시즌 평균 12.2점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득점을 기록 중이다. 베테랑 이정현도 부상 복귀 후 경기력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2일 열린 현대모비스전에서 19점을 올리며 시즌 하이 기록을 세웠다.
최고의 시나리오는 코번 복귀 전까지 국내선수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후 코번이 복귀하면 골밑 농구에 국내선수의 활동량을 보태 차근차근 1승씩 쌓아가야 한다. 만약 코번 일시대체 선수의 경기력이 좋다면, 2옵션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다방면을 검토해야 하는 삼성이다. 아직 2라운드 초반인 만큼 삼성에게 탈꼴찌 기회는 많이 남아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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