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못하는 게 없다.
프로농구 한국가스공사가 연일 신바람을 내고 있다. 개막 후 첫 경기 LG전 석패(67-70)의 쓰라린 기억은 잊어도 좋다. 이후 DB, 삼성, 정관장, KCC, SK 등을 만나 5경기를 내리 이겼다. 4일 현재 5승1패(승률 0.833)를 기록하면서 2024∼2025 KCC 프로농구 단독 선두에 올랐다.
상승세의 원동력은 완벽한 공·수 밸런스와 올 시즌 처음 적용된 하드콜(거센 몸싸움을 어느 정도 허용하는 판정 기준)에 대한 완벽한 적응이라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그 중심에는 외국인 선수와 가드진의 활약이 눈에 띈다.
한국가스공사는 올 시즌에 앞서 206㎝의 앤드류 니콜슨과 재계약했고, 211㎝ 장신 유슈 은도예가 새롭게 합류했다. 아시아쿼터인 필리핀 출신 가드 샘 조세프 벨란겔도 잔류하면서 한국 무대 3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전력보강도 있었다. 자유계약선수(FA)로 정성우를 데려오면서 김낙현-벨란겔과 함께 ‘3인 가드’ 체제를 완성했다.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3인 가드 체제를 중심으로 출전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했다. 덕분에 매 경기 3, 4쿼터에서 지친 기색 없이 화력전을 벌일 수 있다. 여기에 은도예가 가세하면서 골밑을 강화했고, 니콜슨의 어깨도 한결 가벼워졌다.
그 결과 무결점 공수 밸런스가 완성됐다. 실제 리그 최소 실점(평균 66.7점)에 빛난다.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한 60점대 평균 실점 기록이다. 외곽포 공격도 한국가스공사의 매력이다. 3점슛 성공률(38.5)이 올 시즌 리그 1위다.
추승균 tvN 스포츠 해설위원은 “크게 놀랄 일이 아니다. 앞서 KBL 컵대회 당시 보여준 경기력이 예고편이었다”며 “앞선과 뒷선을 오가는 수비가 훌륭하다. 아무리 수비가 좋아도 때로는 균형이 무너지기 마련인데, 팀 전체를 놓고 봐도 수비로 흠잡을 부분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어 “특히 (니콜슨의 경우)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수비와 리바운드가 약점이었는데, 올 시즌은 공수에서 모두 훌륭하다”고 덧붙였다.
하드콜 적응은 벨란겔이 이끌고 있다. 추 위원은 “필리핀 농구가 몸싸움이 정말 격하기로 유명한데, 올 시즌 벨란겔을 보면 누구보다 빠르게 하드콜 시스템에 잘 적응한 느낌”이라며 “(이러한 영향으로)비시즌 때 하드콜 준비를 정말 잘한 듯싶다. 지금 시스템에서 날개를 단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7위에 머물렀던 한국가스공사가 올 시즌 반전을 일으키며 ‘언더독’ 신화를 써 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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