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규를 빼놓고 프로축구 울산의 우승을 말할 수 없다.
울산은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A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승점 68(20승 8무 8패)의 울산은 남은 정규리그 2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조기 우승을 달성했다. 2022년부터 3연속으로 우승하며 K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주민규도 힘을 보냈다. 주민규는 1-0으로 앞선 후반 8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값진 골이었다. 불과 6분 뒤 강원의 이상헌이 만회골을 터뜨리면서 울산을 추격했다. 이날 득점으로 시즌 10호골을 기록한 주민규는 4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주민규는 K리그 대표 토종 골잡이다. 제주 유나이티드 시절이던 2021년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인 22골을 터뜨리면서 주목받았다. 2022년 17골로 개인 첫 득점왕에 오른 그는 이듬해 울산으로 이적했다. 지난해 17골을 넣으면서 다시 한번 득점왕에 올랐다. 지난 세 시즌 연속 K리그 베스트11에도 뽑혔다. 올해 3월에는 처음으로 국가대표 소집 명단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33세 333일로 역대 최고령 발탁이었다.
올해 K리그1 3연패를 노린 울산에서 주민규의 활약은 필요했다. 하지만 주민규는 고전했다. 지난 세 시즌과 비교하면 득점력이 떨어졌다. 별다른 부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선발 라인업에서도 밀리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두 자릿수 득점 행진도 끊기는 듯했다.
하지만 김판곤 감독은 주민규를 믿고 기다렸다. 주민규가 부진해도 “폭발하기 직전인 화산”이라면서 힘을 불어 넣었다. 결국 주민규가 믿음에 응답했다. 주민규는 지난 27일 포항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5라운드에서 시즌 9호골을 터뜨렸다. 무려 106일 만의 득점포. 주민규는 경기 뒤 기뻐하기보다는 그동안 득점을 하지 못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오히려 “더 노력하겠다”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주민규는 다시 한번 결실을 봤다. 추가골로 울산의 조기 우승에 공헌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빛났다. 2경기 연속 득점으로 골 감각까지 완전히 살아났다. 부진을 이겨낸 주민규가 웃었다.
울산=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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