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한 2024 파리모터쇼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현실적인 대회로 치러지고 있다. 기존처럼 화려한 콘셉트카 각축전이 아닌 시장에서 당장 팔릴만한 차들이 공개됐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다양한 저가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중국 완성차 브랜드는 비야디(BYD), 샤오펑, 훙치, 상하이자동차 등 9곳에 이른다.
2년 전 파리모터쇼를 통해 유럽에 데뷔한 중국 1위 업체 비야디는 경쟁사를 능가하는 전기 및 하이브리드 기술을 공개하며 주목받았다. 비야디는 양왕 U8와 3000만원대 중형 전기 SUV 씨라이언 07 등을 앞세워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내년 유럽에서 1000만원대 전기차 시걸도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유럽 시장에서는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가 강해지고 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이달 말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향후 5년간 최대 35.3%p에 달하는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현행 관세율 10%까지 포함하면 최고 45.3%까지 관세가 오른다. 14일 파리모터쇼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유럽연합 결정에 지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올해 파리모터쇼에 참가한 유럽 업체들은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로 중국산 전기차 공세에 대항하려는 모양새다. 실제로 몸집을 줄이고 가격을 낮춘 소형 전기차가 파리모터쇼 주류를 이뤘다. 첨단 사양 적용 등으로 대부분 상품성까지 겸비한 차들이었다.
르노는 내년 생산이 확정된 르노4 E-테크 일렉트릭과 함께 세닉 E-테크 일렉트릭, 트윙고 프로토타입 등 보급형 전기차를 잇달아 공개했다. 스텔란티스 그룹 산하 시트로엥도 저가형 전기차 e-C3 등을 내놨다. 푸조는 준중형 전기차 E-408을 최초로 공개했다. 210마력의 모터 장착, 최대 주행거리는 452㎞다. BMW는 비전 노이어 클라쎄 기반 준중형 SUV를 전면에 내세웠다. 폴크스바겐도 소형차 골프 기반 전기차를 선보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유럽 자동차 브랜드가 중국 업체들에 맞서 본격적으로 저가형 모델을 투입해 판매 부진을 반전을 노리고 있다”며 “현대차그룹도 이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유럽 현지 캐스퍼 ev 모델을 투입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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