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거주하는 A씨(60·여)는 최근 밤마다 발이 화끈거리는 증상으로 잠들기 어려워졌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증상이라고 여겼지만,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지속되었다. 급기야 발바닥에 뭔가 하나 덧씌운 듯한 느낌이 들어 걷는 것조차 불편해졌다. 결국 A씨는 정형외과를 찾았고, 진단 결과 말초신경병증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발바닥이 화끈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면 일반적으로 족저근막염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활동과 무관하게 항시 발바닥이 화끈거리고 뭔가 덧씌운 듯한 이상 감각이 느껴진다면 족저근막염이 아닌 말초신경병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말초신경은 손끝과 발끝에 전기선처럼 퍼져 있는 감각신경을 뜻한다. 이러한 말초신경에 문제가 생겨 이상 감각을 유발하는 증상을 말초신경병증이라고 하며, 당뇨나 항암치료 등으로 인해 말초신경 조직에 혈액순환이 저하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주된 증상은 발바닥 저림, 작열감, 찌릿함 등의 다양한 이상 감각 증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걸을 때 모래를 밟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보행 시 중심을 잡지 못해 뒤뚱뒤뚱 걷게 될 수 있다.
말초신경병증은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증상을 방치하여 치료가 늦어질 경우 불편한 감각의 부위가 넓어지고, 중심을 못 잡아 넘어져서 더 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말초신경병증의 치료는 약물치료가 기본이며, 신경에 산소를 공급하여 신경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고압산소치료(Hyperbaric Oxygen Therapy; HBOT)도 좋은 치료법 중 하나로 꼽힌다.
고압산소치료는 대기압보다 더 높은 압력이 가해진 챔버 속에서 100% 산소를 흡입하는 치료법으로 혈액 내 산소가 증가하는 효과를 준다. 혈액순환이 좋아지지 않아도 혈중 산소 농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혈액이 공급되는 듯한 효과를 주어 말초신경병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김지범 압구정 두발로병원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말초신경병증은 병원에서의 치료와 함께 평상시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내에서는 푹신한 슬리퍼를 신고, 자신이 느끼는 감각과 상반되는 온도로 관리해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발이 시린 경우 따뜻한 물로 족욕을 하고, 수면양말을 착용하는 것이 좋으며 반대로 화끈거리는 작열감이 느껴진다면 냉수로 족욕을 하는 것을 권장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발바닥 스트레칭을 꾸준히 시행하여 발을 더 건강하게 하는 것이 말초신경병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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