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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이달부터 부실 우려 평가를 받은 13조5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공매에 부쳐질 계획이다. 사업성이 부실한 사업장을 정리해 질서 잡힌 PF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경·공매를 통해 기존 가격의 절반 수준에 매각될 경우 사업성이 높아지는 만큼 새 주인 찾기에도 수월할 전망이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부실이 우려되는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한 1차 사업성 평가를 했더니 전체 부동산 PF 사업장 10곳 중 1곳이 구조조정 대상이었다. 지난 6월 말 기준 금융권의 총 PF 위험노출액은 216조5000억원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은 이 가운데 연체, 연체유예, 만기연장 3회 이상 사업장(33조7000억원)을 대상으로 사업성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 ‘유의·부실우려’ 평가를 받은 사업장의 위험노출액은 21조원이다. 이는 전체 PF 위험노출액의 9.7% 수준이다. 특히, 경·공매 대상인 부실 우려 사업장은 13조5000억원 규모로, 금융당국이 당초 예상했던 7조원보다 2배가량 늘어났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1차 사업장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부실 우려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박상원 금감원 부원장보는 지난달 29일 열린 부동산PF 관련 브리핑에서 “9월 중순부터 활발하게 경·공매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만기 도래에 따라 순차적으로 경·공매나 재구조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특정 시기에 매물이 집중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시장의 관심이다. 경·공매에 나온 매물이 시장에서 원활하게 소화될 수 있을지에 달렸다. 업계에서는 경·공매에 부쳐진 매물가격이 50~60% 선으로 떨어지면 사업성이 개선되는 만큼 관심을 보이는 수요자들이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입지와 용도 등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매물은 유찰이 거듭되면서 새 주인을 찾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제외하고는 분양시장이 매우 어려운 상태”라며 “시장 상황이 안 좋더라도 좋은 매물은 팔리기 마련인데 지금은 상황이 회복될 때까지 버틸 여력이 안 된다”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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