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 대신, 새로움을.’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의 2024∼2025시즌은 어느 때보다 설레면서 두렵다. 8년간 팀을 이끌었던 차상현 감독 없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차상현호는 2018∼2019시즌부터 2021∼2022시즌까지 4연속 봄 배구에 닿았다. 2020∼2021시즌에는 여자부 최초 트레블(삼관왕)까지 일궜다. 하지만 제아무리 찬란한 전성기라도 이제는 2연속 봄배구 탈락에 가려진 과거의 영광일 뿐이다. 아픔 속에 재기를 꿈꾸는 GS칼텍스는 신임 이영택 감독 체제로 뼈를 깎는 변화를 감행한다.
이 감독은 3월 말, 7대 사령탑에 앉았다. 장신 미들블로커로 이름을 떨치던 현역 시절을 보내고 2015년 현대건설 수석코치로 지도자 변신을 감행했다. 2017년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코치를 역임했고, 2019년부터 몸담은 정관장에서는 수석코치부터 정식 감독까지 두루 경험을 쌓았다. 2022년에는 인도네시아 숨셀바벨뱅크 배구단 감독으로 신선한 도전도 서슴지 않았고, 지난 시즌은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 아래 수석코치로 합을 맞췄다.
새 선장으로 임한 지 5개월 남짓, 청평 GS칼텍스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 감독은 “새로운 시작이다. 선수 구성이 어려지는 등 많은 변화가 있지만, 지금까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선수들이 굉장히 잘 따라와준다. 모두가 달라진 모습으로 성장하는 시즌을 만들고 싶다”고 웃었다.
말 그대로 대격변이었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프랜차이즈 스타 강소휘와 한다혜까지 팀을 떠났다. 한수지, 정대영 등은 은퇴를 알렸다. 김주향, 최가은, 서채원 등 합류한 선수들도 있지만, 전체 전력은 떨어졌다는 게 객관적인 평가다. 선수단 연령대도 평균 21.2세로 가장 젊어졌다. 장점일 수도 있지만, 경험 부족을 향한 우려의 시선도 공존하는 배경이다.
사령탑은 “선수들이 활기차고 의욕적이다. 와서 같이 훈련해보니, 올 시즌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좋은 테크닉을 가지고 있다”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선수들이 어려졌기에 기를 살려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팀 합류 전에 저만 해도 여러 구멍이 생겼다고 생각했고, 주변에서도 우려를 많이 하신다. 하지만 지금 있는 선수들도 다 본인의 역할을 해온 선수들이다. 우리 장점을 극대화한다면 우려하시는 형편없는 시즌을 치르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롭게 팀 주장을 맡은 유서연의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안)혜진이랑 맏언니가 돼서,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고 웃은 그는 “동생들이 많아지니 책임감이 생긴다. 나만 생각할 수 없는 자리다. 여자부 주장 중에서는 제일 어리지만, 패기 있게 선수들 잘 이끌어가보겠다”는 당찬 각오를 전했다.
이어 “원래도 말이 많은 편이 아니다. 나부터 먼저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제 스타일”이라며 솔선수범을 마음에 새긴 그는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작년보다 욕심을 가지고 열심히 해주고 있다. 봄 배구를 목표로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차곡차곡 시즌 준비 단계를 밟을 일만 남았다. 선수단은 오는 6일부터 13일 일본 가와사키와 히타치에서 해외 전지훈련을 치른다. 이후 국내로 돌아와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통영에서 열리는 KOVO 컵 대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청평=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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