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내 증시는 미국의 과도한 ‘R의 공포(경기 침체 우려)’ 완화에 따라 상승하고 빅테크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 대선은 증시를 끌어내릴 요인으로 꼽힌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52.73포인트(1.99%) 오른 2697.23에 거래를 종료하며 지난 9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9.50포인트(1.22%) 뛴 786.33에 장을 마쳤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이달 초 글로벌 주식 시장 급락의 원인이 된 경기 침체 우려가 진정되면서 반등세를 나타냈다. 지난 8일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3000건으로, 예상치(24만건)와 전주(25만건)를 모두 하회했다. 최근에 금융 시장에 대한 높은 우려 분위기에 40 가까이 치솟았던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도 20 아래로 떨어졌다.
주식 시장의 공포 심리가 진정되면서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던 반도체 업종 주가도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반도체 업종 주가 회복과 TSMC의 호실적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일(현지시간) 4426.3에서 14일 4933.3으로 500포인트 이상 회복했다.
이번 주 증시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완화로 9월 기준금리 인하 폭에 대한 눈높이를 재조정하면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7월 실업률 발표 이후 부각됐던 미국 경기 침체 공포가 완화했고, 기업의 해고가 늘었다는 데이터가 없어 고용 침체 우려는 과장됐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미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경제 비전을 발표할 점도 주목할 만하다. 법인세 인상, 고소득층 소득세 인상, 물가 안정책 등이 포함됐다. 이러한 경제 비전 내용은 민주당 승리 시나리오 하에서의 정책 기조를 예상하는 데 도움된다.
다만 주식 시장에 즉각적인 정책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대선 지지율은 공화당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 해리스 후보 간 박빙 양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9~22일 민주당 전당 대회를 앞두고 미 대선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질 수 있다”며 “해리스의 지지율 상승, 경제 정책 공개 과정에서 ‘해리스 트레이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8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는다. 김 연구원은 “주식 시장의 경기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빅테크 주식들에 대한 관심이 재차 높아지고 있다”며 “인공지능(AI) 랠리의 대표주인 엔비디아를 비롯해 주요 반도체기업, 전력기자재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주식 시장은 불확실성 완화에 힘입어 점진적인 반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은정 기자 viayo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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