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을 기쁘게 해드렸어야 했는데...”
우상혁은 10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서 2m27의 기록으로 7위로 결선을 마쳤다. 2m31에 연이어 도전했지만 끝내 올림픽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우상혁은 “(김도균) 감독님 믿고 안 좋아도 좋게 만들어야 하는 날인데 제가 그러지 못했다”면서 “점프가 안 좋아도 침착하게 마인드 컨트롤하면서 하는 게 우선인데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아쉬웠던 흐름
예선에서 2m27을 넘은 우상혁은 좋은 컨디션으로 결선에 임했다. 라이벌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이 예선에서 종아리 부상을 입었고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는 결선을 앞두고 응급실에 실려 갔다가 경기장에 도착하는 변수가 있었다. 그러나 우상혁은 예선부터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시작은 2m17였다. 가장 먼저 점프를 시도한 우상혁은 1차 시기에 성공하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2m22도 1차 시기에 성공한 우상혁은 2m27을 두 번 만에 넘었다. 문제는 2m31이었다. 1, 2차 시기를 나란히 실패한 우상혁은 관중들의 호응을 유지하며 마음을 다잡았지만 끝내 바를 넘지 못했다. 해미시 커(뉴질랜드)와 셸비 매큐언(미국)이 점프 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 2위를 나눠 가졌다.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해미시 커, 셸비 매큐언 모두 올해 들어서 경기를 붙어서 하면서 친해졌다. 둘 다 격려하면서 응원 열심히 했다”면서 “제가 있고 싶었던 자리지만 승부는 냉정하다. 정정당당한 승부고 기록의 경기이기 때문에 제가 떨어졌다고 낙심하지 않고 선수들을 계속 응원했다”고 바라봤다.
◆우상혁의 눈물
우상혁은 김도균 용인시청 감독에게 엄청난 신뢰를 갖고 있다. 김 감독은 지금의 우상혁을 만들어준 은인이다. 훈련이나 대회 일정을 전적으로 믿고 맡길 정도다. 우상혁은 김 감독을 떠올리자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김도균) 감독님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 이후 3년 동안 감독님이랑 정말 열심히 했다. 저도 힘들지만 감독님은 가정도 있으시다. 오늘 같은 날 더 기쁘게 못 해 드린 게 가장 아쉽다. 멀리 보고 LA 올림픽까지 기쁘게 해드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우상혁은 “이번 시즌이 제일 아쉽다. 매 시즌 잘 치러왔는데 선수마다 모든 시즌을 다 잘할 수는 없다. 도쿄올림픽 열렸던 해에도 시즌을 잘했다.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도 잘했다.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을 거쳐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까지 잘했다. 파리를 겨냥한 시즌이었다”면서 “결국 올림픽을 아쉽게 끝난 거에 대해서 아쉽다. 2024시즌이 정말 아쉽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또 다른 동기부여
꿈에 그리던 올림픽 메달은 없었지만 또 한 번 나아가야 할 추진력을 얻었다. 그는 “자극과 동기부여를 얻었다. 도쿄 대회 때는 파리올림픽의 희망을 봤다. 이번 대회에서는 다시 한 번 제 불꽃을 올릴 수 있는 대회였다. 자극됐다”고 바라봤다.
우상혁은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전웅태(근대5종)의 6위 소식을 듣자 더욱 아쉬워했다. 그는 “메달을 딸 줄 알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우상혁은 “아쉽지만 지난 3년 동안 고생했다. 매년 시즌이 끝나지만 2024시즌을 준비하면서 훈련도 많이 했고 이런저런 도전도 했다. 스스로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파리=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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