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의 벽을 마주한다.
장우진(세아 후원), 임종훈(한국거래소), 조대성(삼성생명)으로 꾸려진 한국 탁구 남자 대표팀은 6일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남자 단체전 16강에서 크로아티아에 매치 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남자 탁구는 이번 파리 무대에서 아직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임종훈만이 신유빈(대한항공)과 호흡을 맞춘 혼합복식에서 동메달로 자존심을 살렸다. 장우진은 단식 8강에서 탈락했고, 조대성은 64강에서 이르게 단식 경기를 마감했다.
절치부심하고 단체전을 준비한 배경이다. 남자 탁구는 2012 런던에서 은메달을 딴 오상은-유승민-주세혁을 마지막으로 단체전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이상수-정영식-주세혁)와 2020 도쿄(이상수-장우진-정영식)는 모두 4위로 마감했다. 이번 멤버들이 12년 만의 메달에 도전한다.
단체전 첫걸음인 16강에서 만난 크로아티아는 ‘동유럽 최강’ 위상을 자랑했다. 동유럽 국가 중 국제탁구연맹(ITTF) 팀 랭킹이 11위로 가장 높다. 한국은 그보다 5단계 높은 6위이였지만, 크로아티아는 만만치 않은 경계 대상이었다. 국제대회 중요 순간마다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태극전사들의 발목을 잡아왔기 때문이다.
우려를 씻고, 완벽한 승리를 빚었다. 1경기 복식에 나선 장우진-조대성 조가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필리프 젤코-안드레이 가치나 조를 맞아 3-0 완승을 거둬 제 몫을 다했다.
이어 2경기 단식의 임종훈이 기세를 물려받아 크로아티아의 푸차르까지 3-0으로 잡아내면서 승리까지 단 한 걸음만 남겼다. 3경기 단식 바통을 받은 ‘에이스’ 장우진이 가치나를 3-1로 가볍게 무찌르면서 빠르게 경기를 매조지었다.
3-0 승리와 함께 체력을 아낀 한국 선수단은 무난하게 8강으로 향했다. 다만, 여기서 ‘세계 최강’에 맞서야 한다. 바로 2008 베이징부터 도입된 올림픽 남자 단체전에서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고 4연패를 빚은 ‘만리장성’ 중국이다.
구성원 면면이 화려하다. 단식 세계랭킹 1위 왕추친, 2위 판전둥에 탁구계 역대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베테랑’ 마룽(6위)이 버틴다. 마룽은 직전 3연패를 함께한 1등 공신이기도 하다. 강력한 우승 후보를 꺾어야 하는 ‘미션 임파서블’을 받아든 한국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