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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사건·사고 리스크 줄여”…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스며든 ‘버추얼 휴먼’

입력 : 2024-06-23 15:55:11 수정 : 2024-06-23 16: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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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와 화보는 그 시대 가장 ‘핫한’ 인물이 찍는다. 하지만 연예인이 사건·사고에 휘말렸을 때 피해는 고스란히 브랜드의 몫이다. 그래서일까. ‘연예인 리스크’를 대신할 존재가 등장했다. 인간과 똑같이 생긴 버추얼 휴먼이 그것.

 

버추얼(Virtual)은 ‘컴퓨터를 이용한 가상의’라는 뜻으로 여기에 휴먼(Human)을 결합, 가상 인간이란 의미를 지닌다. 표정과 주름, 솜털과 잔머리, 빛의 각도, 명암까지 인간과 흡사하게 3D로 재현했다. 사진으로 보면 실제 인간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버추얼 휴먼은 릴 미켈라다. 2016년 미국의 테크 스타트업 브러드를 통해 탄생한 그는 미국 LA를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브라질계 미국인으로 가수 겸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매년 100억 원이 넘는 수입을 올리고 있으며 샤넬과 프라다,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 모델로 활동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버추얼 휴먼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먼저 K-팝 버추얼 휴먼 11인조 걸그룹 이터니티는 지난달 3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AI 포 굿 글로벌 서밋(AI for Good Global Summit)’의 폐막 공연에 참여했다. UN 산하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하는 연례행사로 AI 기술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행사다. 이터니티는 AI 아이돌 자격으로 참석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대표적 버추얼 휴먼은 로지다. 본명은 ‘오직 단 한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난 ‘오로지’로, 서울에서 태어난 22살의 인플루언서. 로지를 탄생시킨 백승엽 로커스엑스 대표는 “로지를 만들기 시작한 이유는 딱 하나다. 여자 연예인들은 생리대 광고나, 3금융권 광고 등을 하지 않으려고 하더라. 이런 광고에 버추얼 휴먼을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탄생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어 “하지만 스토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2020년 8월 로지가 버추얼 휴먼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인스타그램에 첫 게시물을 올렸다”며 “로지가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일상을 공유했더니, 사람들이 ‘화장품은 뭐 쓰냐’, ‘옷 잘 입는다’고 말하며 로지를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4개월 후 로지가 버추얼 휴먼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대중들이 로지에 대해 버추얼 휴먼이라는 편견을 갖지 않다 보니 로지가 나중에 활동하기도 편했다. 이런 시도가 로지가 국내 최초 버추얼 인플루언서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광고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로지는 아모레퍼시픽, 마틴골프, 쉐보레 전기차, 신한라이프 등 꾸준한 광고 계약으로 한 해 수입만 1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고향·본명·취미·직업까지 완벽한 스토리 텔링으로 공개된 버추얼 모델은 MZ세대의 환영을 받고 있다. 디지털 공간이 익숙한 MZ세대가 메타버스의 발달을 이질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고,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가 사라지는 환경에서 버추얼 휴먼이라는 존재 역시 흥미롭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기업 역시 버추얼 휴먼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기업 마케팅팀장으로 16년째 근무 중인 박슬기 씨는“완벽한 사생활 검증이 어려운 현시대에서 버추얼 휴먼 기용은 업체가 감당해야 할 모델 리스크, 연예인 리스크를 낮춘다”며 가상 인간의 등장을 반겼다. 이어 “업체 입장에서는 브랜드가 원하는 요구사항을 부담 없이 반영시킬 수 있다는 점,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마케팅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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