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인들의 과감한 ‘변신’이다.
제22회 국회의원 총선거, 대망의 결전일이 밝았다. 앞선 사전투표에 이어 이날 펼쳐지는 본 투표를 통해 국회에 입성할 일꾼들의 면면이 결정된다. 한국 스포츠를 이끌었던 왕년의 체육인들도 빠질 수 없다. 다양한 종목에서 화려한 커리어를 보낸 그들은 금배지를 달 ‘제2의 인생’을 꿈꾼다.
◆사격 황제
가장 눈에 띄는 체육인은 한국 사격의 아이콘인 진종오다. 2008 베이징 올림픽부터 2012 런던, 2016 리우까지 50m 자유권총 3연속 금메달 쾌거를 올렸다. 50m 권총 종목 116년 사상 3연속 올림픽 금메달에 성공한 세계 유일의 선수다.
이외에도 2012 런던 10m 공기권총 금메달을 포함해 통산 올림픽 메달만 6개(금4·은2)에 빛난다. 선수 이후에는 대한체육회 이사,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2024 강원동계청소년 올림픽조직위원장으로서 스포츠 행정가의 역량도 뽐냈다.
지난 3월, 27년의 선수 생활 공식 은퇴를 선언하고 정계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2월 국민의 힘 인재영입위원회에 의해 영입돼 발을 내디뎠고,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힘 위성 정당인 국민의 미래 공동선대본부장으로 비례대표 4번을 받았다. 사실상 22대 국회의원 금배지 획득이 확정됐다. 그는 “스포츠를 활성화해서 대한민국 모두가 건강할 수 있는 살기 좋은 나라를 위해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핸드볼 전설
야당도 빠질 수 없다. 대표 주자는 경기 광명갑 지역구서 재선을 꿈꾸는 더불어민주당 임오경이다. 1990년대 여자핸드볼 황금기를 이끈 센터백 출신인 그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1995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며, 그해 국제 핸드볼 연맹 선정 올해의 선수에 이름을 올렸던 대표 스타다.
정계 입문은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을 통해 이뤄졌다. 경기도 광명 지역구에 당선돼 정치인 커리어를 시작했다. 4년의 국정 생활을 거쳐 재선에 도전한다. 김유택 전 농구 국가대표, 여홍철 전 체조 국가대표 등 동료 체육인들이 임오경의 선거운동에 힘을 싣기도 했다.
그의 메인 경쟁자는 국민의 힘 김기남 후보다. 하지만 관내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탄탄한 지지가 버티고 있어 임오경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끝이 아니다
21대 총선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국회 입성에 성공한 이용 의원도 체육인 출신이다. 현역 루지 선수로 활동했다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으로서 대표팀의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획득을 이끌었다. 이번 총선에서는 하남갑 지역구에 국민의 힘 공천을 받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와 접전을 펼칠 전망이다.
한편, 직접 출마하지는 않지만 후원회장을 맡거나 지원 유세에 나서는 방식으로 선거에 참여하는 스포츠 스타도 있다. 축구선수 출신 이천수는 인천 계양을 후보로 나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후원회장을 맡아 화제가 됐다. 계양구 출신인 이천수는 “지금껏 정치색이 없다고 자부하지만, 오직 고향을 확 바꿔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원 전 장관의 후원회장을 맡았다”고 밝힌 바 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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