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원 사육사 모친상에도 동행
에버랜드 판다월드의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3일 한국을 떠났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태어난 지 1354일만이다.
3일 에버랜드에 따르면 푸바오는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미진동 특수차량을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 전세기를 타고 중국으로 향했다.
2020년 7월,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 태어난 푸바오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행복, 기쁨, 힐링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희망과 위로를 안겨줬다. 사람들 간 만남이 제한적이던 시절 SNS를 통해 등장한 깜짝 스타였다.
푸바오는 ‘용인 푸 씨’, ‘푸공주’등으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지만,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태어난 판다는 만 4세 이전에 중국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자이언트 판다 보호연구 협약'에 따라 이날 한국을 떠나게 됐다. 푸바오는 국내 첫 자연 번식 출생 판다다.
이날 푸바오가 공항으로 떠나기 전 에버랜드는 푸바오 배웅 행사를 진행했다. 용인 지역에는 오전내내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지만 현장에는 6000여 명의 팬이 운집했다. 푸바오가 탄 차량은 판다월드에서 장미원까지 천천히 이동했다. 팬들은 차에 실린 푸바오를 직접 볼 수 없었다. 대신 장미원에서 사육사들이 푸바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을 통해 아쉬움을 달랬다.
현장에 참석한 팬들은 “코로나로 힘들던 시절 푸바오가 큰 위로를 줬는데 떠난다고 하니 많이 슬프다”, “푸바오도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하니 기쁜 마음으로 보내겠다고 다짐했지만 계속 눈물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내 자식을 떠나 보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지만 푸바오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응원하겠다” 등 아쉬움과 동시에 푸바오의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이날 오후 중국에 도착한 푸바오는 앞으로 쓰촨성에 위치한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 워룽 선수핑 기지에서 생활하게 된다.
한편 푸바오를 태어날 때부터 돌봐온 ‘할부지’ 강철원 사육사는 지난 2일 갑작스럽게 모친상을 당했다. 강 사육사는 모친상의 슬픔 속에서도 예정대로 푸바오 동행 일정을 소화했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에게 전하는 편지를 통해 “이제 어른 판다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모든 과정을 다 해냈구나. 오히려 할부지를 떠나기 전 모든 과정을 이루어낸 푸바오가 할부지는 대견스럽단다. 네가 새로운 터전에 도착할 때까지 할부지가 곁에 있어줄게. 그리고 수의사,사육사 선생님께 잘 부탁드려 놓을게. 넌 어느 곳에서나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라는 소회를 전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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