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양세형이 ‘행복한 놀이’에 빠졌다.
지난 4일 첫 시집 ‘별의 길’을 낸 양세형이 5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첫 시집 '별의 길'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첫 시집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양세형은 시 쓰는 것을 ‘행복한 놀이’에 비유했다. 어렸을 때부터 단어들을 조립해 감정을 표현하는 행복하 놀이를 즐겼다는 그는 후배 개그맨들의 결혼식에서 직접 쓴 감동적인 축시를 낭독해 유튜브 100만 조회 수를 기록했고, SBS 예능 ‘집사부일체’에서는 시집의 표제시가 된 별의 길을 즉석에서 써서 낭독해 찬사를 듣기도 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써왔던 자작시 88편을 엮어 첫 시집을 내놨다. 코미디언의 기쁨과 슬픔, 일상 풍경 등에 관한 재치있고 애틋한 시들이 가득하다.
양세형은 “제가 시를 잘 쓴다고 생각 한 적은 없다. 어울리지 않겠지만, 나름 감성적인 면이 있다. 그냥 혼자하는 놀이였고, 주변에 글을 선물하는 정도였다. 감사하게도 많이 좋아해주셔서 ‘내가 글을 잘 쓰는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3년 전부터 ‘멋진 마흔 살 되기’라는 목표를 세웠는데, 그 중 하나가 시집 내기였다. 마침 좋은 계기로 편집장님을 만나 미천하지만 시집을 내게 됐다”라고 출간 계기를 전했다.
이번 시집에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시가 유독 많다. 그는 “신기하게도 아버지가 주신 선물인 것처럼 맞춘 게 아닌데 아버지 생신일인 4일에 출간했다. 아버지가 하늘에서 지켜봐주시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고, 의미가 있다”라며 “아버지 생신날 동생, 어머니와 식사를 했다. 어머니가 시집을 보시다 마침 아버지 편을 보셨는지 덮으시더라. 슬픔이 올라와서 집에서 읽으려고 덮으신게 아닌가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쇄소 들어가기 전날 ‘괜히 했나?’ 싶은 마음도 들었다. 어떻게 보면 이 시들이 저의 개인적인 일기이지 않나. 재미난 놀이이고, 기분을 좋게 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시집으로 출간 돼서 평가를 받고 잘해오던 걸 못 하게 될까 두려움이 있었다”라면서도 “하지만 하던 대로 계속할 생각이다. 누구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시는 계속 쓰고 있다. 시집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있게 되면 에세이도 내고 싶다. 당분간 SNS와 댓글을 안볼 것”이라며 향후 작품 활동 의지를 드러냈다.
양세형은 첫 시집 인세 수익금 전액을 위기에 빠진 청소년들을 돕는 등대장학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그는 “집사부일체라는 프로그램을 했을 때, 등대장학회라는 곳을 알게 됐다”라며 “마침 시집이 만들어진다는 얘기가 나올 때 등대장학회가 설립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시집에서 나오는 인세를 기부하겠다고 문의했더니 흔쾌히 받아주셨다. 등대장학회는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나오신 분들이 교육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배움이 부족하지 않도록 만든 곳이다. 책이 많이 안 팔리면 제가 일을 열심히 해서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portsworldi.com
사진=이야기장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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