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역사를 꿈꾼다.
KBO리그 포스트시즌(PS)의 가장 높은 무대인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를 향한 최종 관문,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가 엔딩을 향해 달려간다. 정규시즌 2위 KT의 홈구장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1~2차전은 원정팀 NC가 싹쓸이했다. 두 팀은 장소를 안방 창원NC파크로 옮겨 다시 칼을 겨눈다. 끝내려는 NC와 다음을 원하는 KT의 빅뱅이다.
◆‘역대 PS 최다 연승’
정규시즌 4위 NC는 PS의 시작을 알린 와일드카드(WC) 결정전부터 출석 도장을 찍었다. 누구보다 살뜰하게 가을을 즐긴다. 두산을 단숨에 꺾어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SSG를 3연승으로 물리쳤다. 파죽지세와 함께 KT를 만났다.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1차전을 ‘에이스’ 에릭 페디의 호투로 9-5로 웃더니 2차전은 유격수 김주원의 충격패를 막는 ‘슈퍼캐치’로 짜릿한 3-2 승리를 챙겼다. 이번 PS 6연승이다. 창단 첫 통합우승을 빚은 2020년 KS에서의 3연승(4~6차전)을 포함하면 무려 9연승이다.
이는 KBO리그 PS 역대 최다 연승 기록과 타이다. 해태(현 KIA)가 1987년 PO 4차전부터 1988년 KS 3차전에 걸쳐 최초의 9연승을 만든 적이 있다. 35년을 건너 NC가 뒤를 이었다.
멈출 생각이 없다. 3차전 선발 태너 털리를 앞세워 역대 최다 10연승을 꿈꾼다. 역사적인 기록과 함께 무엇보다 값진 팀 3번째 KS 진출도 걸렸다. 앞선 PS 2경기 평균자책점 15.00(6이닝 10자책점)으로 흔들렸던 태너의 손에 많은 게 달렸다.
◆‘역대 PO 3호 리버스 스윕’
KT는 벼랑 끝에 도달했다. 윌리엄 쿠에바스-웨스 벤자민이라는 원투펀치를 내고 한 경기도 잡지 못했다. 적진 한복판에서 배수진을 펼쳐야 하는 심적 부담감까지 팀을 짓누른다. 하지만 이겨내야 한다. 후반기 42승1무21패, 승률 0.667을 찍었던 마법이 이대로 끝나기엔 허무하다.
기적이 필요하다. 역대 PO 역사(1999,2000년 양대리그 제외)에서 ‘패패승승승’이 나온 경우는 딱 2번에 그친다. 1996년의 현대가 쌍방울을 상대로, 2009년 SK가 두산에 영화 같은 역전을 빚어냈다. 반대로 3전 전패로 물러난 경우는 8번에 다다른다. KT는 웃어주지 않는 역사와 함께해야 한다.
PS 전체로 확대해도 ‘리버스 스윕’은 드물다. 두산이 2010년과 2013년에 각각 롯데와 넥센(현 키움)을 상대한 준PO에서 만들어 낸 게 남은 전부다. 그만큼 어려운 미션을 받아 든 KT다.
고영표가 중책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정규시즌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7회로 1위,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21회로 공동 2위에 오른 믿고 쓰는 선발 카드다. 시즌 12승7패, 평균자책점 2.78을 남겼다. NC 상대로는 4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3.55를 남겼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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