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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하석진 "예상 못한 데블스플랜 우승…상금 어떻게 쓸지 고민"

입력 : 2023-10-17 20:23:10 수정 : 2023-10-18 18: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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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 서바이벌 예능 최종 우승
"7일 합숙…하루가 한 달 같아
속옷 부족해 뒤집어서 입기도
감정 배제했더니 긍정적 결과
다양한 모습 보여준 계기 됐길"

“데블스플랜 출연은 살아 있는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방송 종료 후 시청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피드백은 ‘하석진이 우승해서 다행이다’라는 말이었습니다(웃음).”

6박 7일간 스마트한 경쟁자 12명이 각축전을 벌이는 데블스플랜. 미국 의사, 프로바둑기사, 천문우주학 석사, 미국 변호사, 프로게이머 출신 방송인 등을 제치고 우승 상금 2억 5000만원을 거머쥔 것은 배우 하석진이었다. 그는 한양대 기계공학과 출신의 ‘공대 오빠’, IQ 132를 자랑한다. 17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배우 하석진을 만나 데블스플랜 뒷이야기를 들었다.

'데블스플랜' 우승자 등극 하석진.

-상금은 어떻게 쓸 계획인지.

“우승 상금은 입금된 그대로 있다.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다. 꼭 써야만 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데블스플랜의 일환이 아닌가 싶다.”

-방송 출연 계기는.

“그동안 정종연 PD 작품에 게스트나 카메오로 출연할 때마다 반응이 좋았다고 해야 할까? 미신 같지만 기가 잘 맞는 게 있었다. 그 분(정PD)이 하신다면, 나도 ‘와이 낫’이었다. 학교 졸업 후 머리를 쓸 일이 그리 많지 않지 않나. 내 자신을 테스트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우승할 줄 알았나.

“그렇지 않았다. 다른 출연자들과의 능력치를 비교했을 때 저는 그리 높거나, 게임을 잘 하는 편은 아니었다. 심지어 합숙 2~3일차까진 ‘즐겜러’로서 지켜보며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히려 멋있어 보이는 순간을 만들고 싶었다. 예를 들면 감옥에 들어갈 때 괜히 한바퀴 돌거나, 준빈이(곽튜브)와 커피 마시면서 치는 멘트라던지. PD님이 잘 살려주셨더라.”

-촬영은 1월에 마쳤다. 방송 전 우승 사실을 말하고 싶었던 순간은 없었나.

“항상 말하고 싶었다! 엄마에게만 이야기했다. 마지막 촬영일까지 핸드폰 없이 지내서 전화도 어려웠다. 엄마가 ‘왜 이렇게 오래 있었니’ 묻기에 이야기했다. 주변에서는 누구도 몰랐다.”

-합숙 생활은 어땠나. 촬영 후기는.

“1주일밖에 안되는 기간인데 하루가 마치 1주일에서 한달 같았다. 고립된 세계였고, 사회적 실험에 참여한 기분이었다. 언제 돌아갈지도 몰랐다. TMI를 말하자면 속옷이 부족해서 5일차부터 뒤집어 입었다.”

-공리주의를 주장하는 궤도와의 대립이 눈길을 끌었다. 결승도 결국 둘이 올라갔나.

“궤도의 가치관은 존중한다. 다만 방송을 보며 ‘궤도는 왜 저렇게 했을까?’ 돌이켜보니 성향 차이였던 것 같다. 궤도는 자신의 능력으로 출연자들이 다 같이 살아났을 때, ‘내가 도움을 줘서 하루를 더 있게 했다’는 데 성취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스타일 같다. 반면 제 경우 ‘살아남자’가 첫 번째, 그 다음이 ‘1등으로 생존하자’였다. 궤도는 1등보다는 모두를 살려내자에 주목했다고 본다.”

-비하인드 영상에서 결승 전날 궤도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고.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궤도가 힘들어했다. 자신은 모두와 함께 올라가고 싶은데 그렇지 못했고, 에너지도 다 썼다. 6일차가 끝날 때쯤에는 뇌와 맘이 모두 방전된 듯했다. 궤도에게 ‘내일은 우리 둘이 만들어 내야 하는 날이야’ 파이팅을 이야기했다.”

넷플릭스 '데블스플랜' 캡쳐.

-방송 촬영 후 느낀 점이 있다면.

“성취라는 감정 자체는 시간이 지나면 소멸하지 않나. 그런데 이 과정이 기록에 남아 110여개국에 전달되고, 응원을 받을 수 있어 뿌듯했다. 이슈도 많았고, 논쟁과 바이럴도 많이 되지 않았나. 논쟁은 결국 콘텐츠의 즐거움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살아있는 콘텐츠구나’ 싶었고, 그 일원이 됐다는 게 기쁘다.때론 클릭하며 상처받기도 했지만.”

-서바이벌 우승자에게 필요한 자질을 꼽자면.

“감정에 많이 휘둘리면 안 된다. 긍정적 파트에서만 써야 하는 게 감정이다. 부정적 감정은 최대한 숨기고 긍정적인 부분만 전달하는 게 관건이다. 이와 함께 정신적 체력배분이 중요하다. 너무 조바심을 내면 영혼만 갉아먹힌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스스로에게 설득해온 신념 등이 인정받은 느낌을 받았다. ‘이런 경우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이렇게 행동하는 게 맞을거야’ 했더니 비교적 긍적적인 결과로 돌아왔다. 특히 박경림 누나에게 많이 배웠다.”

-합숙 끝나고 우승까지, 피곤했을 것 같다. 돌아가자마자 무엇을 했나.

“목욕탕 갔다. 마지막 촬영 다음날이 영하 14도, 한파가 몰아친 날이었다. 집 근처에 있는 노천 사우나에서 몸을 녹였다.”

-이번 우승까지 더해져서 지적이고 똑똑한 이미지가 플러스 됐다. 기분은.

“제가 엄청 이성적인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리얼리티 쇼를 통해 보여줄 수 있었다. 제작사나 감독님, 작가님에게 ‘하석진 배우가 이런 면이 있네?’ 어필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여긴 진짜 똑똑한 캐릭터가 필요한데’ 하는 부분에서 신뢰감을 줄 수 있겠다. 그렇다고 너무 이 이미지에만 매여있지 않으면 좋겠다. 결국 배우는 작품에서 캐릭터를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다. 이번 방송을 통해 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계기가 됐길 바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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