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최선을!’
사실상 가을야구가 멀어졌다. 트래직 넘버가 ‘1’ 남았다. 중요한 건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프로야구 롯데가 한 걸음 전진했다.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 원정경기서 8-1 승리를 거뒀다. 시즌 성적 66승(72패)를 기록,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이어갔다.
투·타 조화가 빛났다. 그 가운데서도 선발투수 심재민(29·롯데)의 역투가 인상적이다. 5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실점(1자책)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최다 이닝 소화다. 종전 기록은 5이닝으로, 9월 7일 부산 삼성전, 13일 광주 KIA전서 두 차례 마크한 바 있다. 다만, 올 시즌 대부분 구원으로 뛰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31경기 가운데 27경기 불펜으로 나섰다. 신정락, 이진하, 우강훈으로 이어지는 불펜진도 실점 없이 뒤를 막았다.
전체적으로 안정적이었다. 이날 던진 공은 총 82개. 슬라이더(34개)를 주로 활용했다. 직구(26)와 커브(19개)보다 많았다. 체인지업도 4개 던졌다. 2회 말 김범석에서 홈런을 허용한 부분을 제외하곤 큰 위기상황 자체가 없었다.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손성빈은 “원래 (심)재민이형의 제 2구종은 커브인데, 살짝 높게 들어오더라. 슬라이더도 워낙 좋지 않나.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카운트 싸움에서 유리하게 갔던 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내심 설욕의 시간이기도 했다. LG는 일찌감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공교롭게도 경기가 없던 3일이었다. 4일 부산 롯데전을 마친 뒤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들의 홈에서 다른 팀의 축포를 보는 일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을 터. 이날 반대로 LG 원정길에 나선 롯데는 2만2807명의 관중 앞에서 화끈한 승리를 노래했다.
경기 후 심재민은 “6회까지 마무리하고 내려오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면서도 “새로운 그립으로 공을 던져봤는데, 그 그립이 잘 맞는 것 같다. 좋은 투구 내용으로 이어진 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시즌 후에도 몸 잘 준비해서 내년에는 더 좋은 선수,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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