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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Star] 눈높이가 다르다… ‘항저우 도서관’ 만든 안세영 “中 응원 별로 안하던데요?”

입력 : 2023-10-06 12:49:02 수정 : 2023-10-06 13: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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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 진출을 확정한 안세영이 믹스트존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허행운 기자

 

중국이 응원할 겨를도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안세영(21·삼성생명·세계랭킹 1위)은 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빈장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중국의 허빙자오(5위)를 2-0(21-10 21-13)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압도적인 격차였다. 랭킹 5위 명함을 가진 허빙자오가 아예 상대가 안 됐다. 위기랄 것도 없었다. 실점을 하는 것도 안세영의 실수에서 비롯된 것일 뿐, 허빙자오는 어떤 수도 쓰지 못하고 밀렸다. 승리까지 소요된 43분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준결승 타이틀이 무색한 한판이었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안세영은 “이길 때는 항상 너무 좋다. 즐겁게 게임을 뛰어서 그런가 재미있는 경기가 됐다”며 밝은 표정으로 소감을 건넸다. 이어 “예상한 대로 경기를 풀었다. 초반 스트로크 실수가 나오긴 했다.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아 가볍게 치자고 했던 게 잘 먹혀서 점수를 벌려갔다”고 되짚었다.

 

16강부터 무실세트로 결승에 도착한 그는 허빙자오를 잡고 유난히 큰 목소리로 화끈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내일이 마지막이라는 생각, 결승을 갔다는 생각에 너무 좋았다. 그래서 포효 나왔던 것 같다”며 웃었다.

 

결승전을 승리한 안세영이 크게 포효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뻐하는 안세영을 지켜보는 중국 팬들은 고요했다. 경기 초반에는 허빙자오를 향한 “짜요!(힘내의 중국어)”가 크게 울려퍼졌으나, 이내 드러난 두 선수의 현격한 눈높이 차이는 중국이 자국 선수를 응원하는 게 민망하도록 만들었다. 

 

안세영은 “경기장 분위기는 다 적응됐다. 제가 득점하고 중국 팬들이 조용할 때 한국 팬분들의 응원이 들리는 거에서 더욱 힘을 얻는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중국 응원 별로 안하던데요?”라고 오히려 취재진에게 되묻기도 했다. 안세영이 중국을 응원할 틈도 없게 만들었기 때문임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의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방수현의 뒤를 이어 29년 만에 뒤를 이을 준비를 마쳤다. 앞서 여자 단체전도 우승한 안세영은 대회 2관왕을 노린다. 그의 상대는 오후에 펼쳐질 반대편 준결승, 오오리 아야(일본·20위)-천위페이(중국·3위) 맞대결의 승자다. 대망의 결승전은 다음날인 7일에 열린다.

 

안세영은 “올라갈수록 부담은 된다. 이기고 싶고 잘하고 싶은데 잘 안되면 속상하기도 하다. 하지만 코치님들이 더 재미있게 해주셔서 부담감을 안 느끼게 된다”며 “결승 상대로는 누가 올라오든 상관 없다. 게임 뛰는 것 자체가 너무 좋기에 (상대가 누구든) 제 경기를 잘 이끌어 나갈 수만 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항저우=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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