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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star] 종주국의 자존심 세웠다…태권도 장준, 생애 첫 AG에서 '금빛 발차기'

입력 : 2023-09-25 20:03:55 수정 : 2023-09-25 21: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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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장준이 금메달을 차지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태자의 탄생.

 

‘차세대 에이스’ 장준(23·한국가스공사)은 25일 중국 항저우의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태권도 겨루기 58㎏급 결승전에서 하지모사에이나포티 마흐디(이란)에 2-0(5-4 4-4)으로 승리했다.

 

◆ 에이스로 거듭났다

 

일찍이 두각을 나타냈다. 초등학교 4학년에 선수 생활을 시작한 장준은 홍성중 3학년이던 2015년, 제주평화기에서 첫 전국대회 우승으로 시동을 걸었다.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렸고 홍성고에 진학하자마자 주니어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2016년 주니어 세계선수권 대회 밴텀급 우승, 2017년 주니어 아시아선수권 우승이 줄을 이었다. 성인 국가대표에도 처음 발탁돼 월드 그랑프리에도 출전(32강 탈락)하며 경험을 쌓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눈도장을 찍었다. 2014년 인천 대회 금메달리스트 김태훈과 대혈투를 펼쳤다. 끝내 아시안게임 티켓을 얻어내지 못했으나 그해 아시아선수권 우승, 월드컵 단체전 우승을 이뤄냈다. 모스크바 2차 월드 그랑프리도 제패하며 한국 역대 최연소 금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2019년 세 번의 월드 그랑프리도 모두 휩쓸며 세계랭킹 1위에 처음 등극했다. 그랑프리 파이널은 준우승했으나 세계태권도연맹(WT)은 ‘올해의 남자 선수’로 선정하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 2022 과달라하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첫 아시안게임에서도 거침없이 질주했다. 영리한 경기 운영을 통해 상대를 제압했다. 큰 위기 없이 4강까지 달렸다. 결승에서 만난 마흐디와는 접전을 펼쳤다. 1라운드 초반 머리 공격에 성공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이어 주먹 공격까지 꽂았다. 2라운드에서도 장준 특유의 거침없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머리 공격을 또 한 번 성공시킨 가운데 경기 종료와 함께 상대를 넘어뜨려 감점을 유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승이 확정되자 장준은 포효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태권도 장준(왼쪽)이 발차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희망을 봤다

 

한국의 국기(國技) 태권도는 아시안게임에서 손꼽히는 효자종목이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이 된 후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매 대회마다 기대를 갖게하는 종목이었다.

 

태권도가 세계 각국에 보급돼 평준화가 되면서 전과 같은 위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지만 아시안게임에선 여전히 강했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14개 중 5개의 금메달(품새 2개, 겨루기 3개)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에선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다. 장준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으나 동메달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처음 겪는 수모였다. 이달 초 열린 파리 월드 그랑프리에서 또 ‘노골드’에 그쳤다. 2024 파리 올림픽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던 이 대회에서도 부진하며 불안은 현실이 되는 듯했다.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좋은 성적은 필수였다. 장준이 ‘금빛 발차기’에 성공하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태권도는 앞서 품새에서도 강완진(홍천군청)과 차예은(경희대)가 금메달을 수확하며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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