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호랑이 타선이다.
프로야구 KIA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7-1 완승을 거뒀다. 시즌 57승(2무50패)을 신고한 KIA는 지난달 24일 수원 KT전부터 시작해 파죽의 9연승을 내달렸다. 2013년 6월8일 목동 넥센(현 키움)전부터 20일 대전 한화전까지 기록한 9연승 이후 약 10년 3개월, 3730일 만의 쾌거다.
리그 최강 화력을 뿜어내는 타선의 활약이 결정적이다. 연승 기간 경기당 8.67점(총 78점)을 올리면서 만나는 상대를 모두 초토화 시킨다. 27일 광주 한화전을 제외하고 매 경기 두 자릿수 안타도 신고 중이다. 이날도 장단 13안타로 두산의 사기를 꺾었다.
중심에는 주축 멤버 나성범과 김도영의 ‘미친’ 퍼포먼스가 있다. 시즌 초 각자의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둘은 지난 6월23일 동시에 1군 엔트리에 진입했다. 기다림의 이유를 불타는 방망이로 증명한다. 나성범은 타율 0.348(184타수 64안타), 15홈런 46타점으로 리그를 폭격한다. 김도영도 복귀 후 타율 0.302(192타수 58안타), 4홈런 26타점 46득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타율은 0.310(200타수 62안타)을 찍는다.
9연승을 일군 이날도 둘의 활약이 눈부셨다. 나성범이 스타트를 끊었다. 0-0으로 맞선 3회초, 1사 2루에서 곽빈의 커브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기는 결승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두산이 제공한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타구 속도는 시속 176.7㎞에 달했다. 발사각은 24.8도, 비거리는 124.9m가 찍혔다.
홈런 바통을 김도영이 받았다. 박찬호의 적시타로 3-0으로 벌어진 4회초, 1사 3루에서 곽빈의 146㎞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드넓은 잠실의 좌측 외야 관중석 상단을 때리는 초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발사각이 38.1도나 됐지만 173.8㎞의 속도로 125.4m를 날아 가뿐히 담장을 넘어갔다. 모두가 혀를 내두른 파워였다.
나머지 타자들도 쉼없는 안타 세례로 화답한 KIA는 그렇게 9연승을 빚었다. 물이 오를 대로 올랐기에 10연승도 꿈이 아니다. 조범현 감독이 이끌던 2009년 7월30일 사직 롯데전부터 8월12일 무등 롯데전에 걸쳐 만든 11연승에 포함된 10연승이 마지막 기억이다. 14년의 시간을 건너 다시 도전장을 내민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