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가마솥더위가 계속되면서 온열질환 탓으로 의심되는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살인적 폭염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무더위를 일시 식혀줄 소나기도 예보됐지만 폭염 대세를 꺾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31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주말 이틀 동안 최소 12명이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북 지역에서만 밭일을 하던 노인 6명이 연이어 사망했다. 30일 오후 2시8분쯤 경북 문경시 마성면에선 오전부터 밭에 나갔던 90대 남성이 길가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경기도에서도 양평군 옥수수밭과 안성시 밭에서 숨진 사례가 발생했고, 충북에서도 제천에서 농작업 중 쓰러진 주민이 숨져 충북지역 내 첫 온열질환 사망 사례가 나왔다.
바다와 계곡에서 물놀이하다가 목숨을 잃는 사고도 속출했다.
이날 오후 3시 51분쯤 강원 정선군 여량면 글램핑장 인근 하천에서 A(45)씨가 물에 빠져 50여분 만에 구조됐으나 숨졌다. 가족, 지인과 함께 여행 온 A씨는 물놀이 중 물에 빠진 아들을 구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원주시 개운동 치악교 아래 하천에서 5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숨지고, 인제군 북면 한계리 계곡에서 물놀이하던 20대 남성이 숨지는 등 강원지역에서만 주말새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도심에서는 에어컨 등의 사용으로 인해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과부하로 추정되는 정전 사례가 연이어 발생했다. 이날 오후 6시 15분쯤 서울 도봉구 창동주공 4단지 아파트 10개 동 1710세대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가 2시간 만에 재개됐다. 이 정전으로 주민 2명이 엘리베이터에 갇혔다가 소방 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기상청은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3∼35도 안팎으로 오르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폭염 시에는 물을 자주 마시고, 외출·활동을 자제하며 시원하게 지내는 건강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송광섭 기자 songbird8033@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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