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조재호(42∙NH농협카드)가 한국인 최초로 프로당구(PBA) 왕중왕에 등극했다.
조재호는 11일 경기도 고양시 JTBC 스튜디오 일산에서 열린 ‘SK렌터카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3’ PBA 결승전서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를 상대로 4시간여 혈투 끝에 세트스코어 5-4(12-15, 15-12, 7-15, 15-8, 9-15, 15-12, 15-7, 11-15, 15-8)로 승리하고 정상에 올랐다.
다비드 사파타(스페인∙블루원리조트)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웰컴저축은행)에 이어 ‘월드챔피언’에 오른 조재호다. 첫 한국인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도 얻었다. 상금 2억원과 랭킹포인트 20만점을 추가해 시즌 상금(4억2250만원)∙포인트랭킹 (46만1500점) 1위도 견고히 다졌다. 누적 상금 역시 종전 5위서 쿠드롱(8억9450만원) 사파타(6억4900만원)에 이은 3위(5억300만원)로 올라섰다.
또 올 시즌 개막전(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우승컵, 정규투어 최종전(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 이어 월드챔피언십까지 시즌 3승을 달성해 프로 무대 진출 이후 최고 성적이라는 쾌거도 올렸다.
결승전다운 명승부였다. 9세트까지 가는 혈전이었고 소요시간만 약 4시간에 달했다. 4세트까지 승패를 반복한 조재호는 5세트를 다시 내주며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6∼7세트를 연달아 따내며 분위기를 잡았다.
조재호는 7세트 4-2 근소한 리드에서 5이닝째 하이런 8점을 쓸어담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후 9이닝째 남은 3점을 채워 승리까지 한 세트만 남겼다. 그러나 쉽게 물러나지 않은 마르티네스가 8세트 하이런 7점으로 응수하며 승부는 9세트까지 이어졌다.
명운이 걸린 세트. 3이닝까지 조재호가 7-5로 앞섰고 격차는 뒤집히지 않았다. 이후 4이닝부터 6이닝까지 조재호가 3~4득점의 연타를 터트린 데 반해 마르티네스는 단 1득점으로 뒷심 부족에 시달렸다다. 결국 6이닝째 조재호가 14-8에서 깔끔한 옆돌리기를 성공시키며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 직후 조재호는 “결승전 들어가기 전에는 부담이 너무 컸다.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됐다. 그런데 경기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응원 목소리가 귀에 들리면서 지기 싫다는 마음이 생겼다. 더 열심히 쳐야겠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쳤다. 다음 시즌도 잘 할 수 있도록 준비 많이 하겠다”고 밝혔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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