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작성 이래 최대 상승률
경량패딩·텐트 등 판매 급등
에너지 고효율 난방가전 인기
사무실 난방도 줄어 핫팩 불티
“지금이라도 전기 난로를 들여야 하나.”
# 서울 강서구에 사는 주부 A씨(34)는 지난달 난방비 고지서를 받고 온 집에서 입을 경량패딩을 새로 마련했다. 아이들이 놀 때 더 따뜻하도록 거실에 작은 난방텐트도 설치했다.
자취 생활 중인 직장인 B씨(32)는 침실에 러그를 깔았다. 자기 전 전기장판을 켜는 것은 물론 감기몸살에 걸렸을 때 주로 쓰던 방한용 물주머니도 꺼내 사용 중이다.
입춘이 지난 겨울의 끝자락이지만, 시즌이 끝난 방한용품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현상의원인으로 가스비, 난방비, 전기세 폭등을 꼽는다.
실제로 전기·가스 요금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28.3% 올랐다. 도시가스는 1년 전보다 36.2%, 지역난방비와 전기요금은 각각 34.0%, 29.5% 증가했다. 2010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상승률로 ‘역대 최고치’다. 이달 고지될 1월 사용분 요금에는 인상된 전기요금이 반영될 예정이다.
이렇다보니 난방용품을 통해 고정비 지출을 줄이려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 G마켓에 따르면 실제 난방용품 판매량이 신장하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1월까지 난방용품 판매 신장률은 전년 동기에 비해 전반적으로 상승세다.
전기요·전기장판의 판매량은 18%, 전기방석은 17%, 온수매트는 13%, 온풍기는 13% 올랐다. 특히 집 안팎에서 겹쳐입으며 체온을 보온할 수 있는 발열내의의 경우 75%나 뛰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난방비 줄이는 팁’ 등이 공유되며 단열시트(38%), 문풍지(24%), 난방텐트(23%) 판매량도 늘었다.
G마켓 관계자는 “최근 난방비가 오르며 부분 난방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난방용품의 판매가 증가했다”며 “특히 내복이나 단열지, 문풍지와 같이 추가적인 난방비가 들지 않는 상품의 판매도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다. 같은 기간 전자랜드 역시 난방가전 판매량이 늘었다. 전기장판은 22%, 온풍기는 10% 성장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달 26일 기준 난방용 가전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170% 증가했다. 전기히터의 경우 매출이 무려 760% 폭등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매트 같은 난방용 가전은 대체로 11~12월 월동준비를 하며 많이 판매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올해는 1월 판매량이 늘고 있다”며 “특히 전기요금에 영향을 주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 높은 제품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사무실이나 외부의 난방도 줄어들고 있다. 이와 관련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기 전 편의점에 들러 손을 녹일 수 있는 ‘핫팩’을 구입하는 손님도 증가세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CU 등에 따르면 동기 대비 매출이 모두 뛰었다. GS25는 159.9%, 세븐일레븐은 60%, 이마트24는 46%, CU는 26.1% 상승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난방비 상승과 함께 효율이 좋은 난방기구와 단열용품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달 고지될 1월 고지서에는 인상된 전기요금이 반영될 예정인 만큼 이같은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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