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는 번아웃(Burnout)을 스스로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지도자는 승부의 세계에서 결과를 만들고 증명해야 하는 사람이다. 물론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할 수 있지만 지도자는 다르다. 과정이 아무리 좋아도 결과를 만들지 못하면 지도자 활동을 이어 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도자에게 결과는 숙명이다. 이로 인해 많은 지도자들은 높은 수준의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 소비를 통해 승리를 준비하게 되지만 마음처럼 결과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스포츠 경기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고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들을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올해 지도자 활동이 10년째가 된 A 지도자는 “결과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매 경기 속은 타 들어간다”고 말한다. 또한 “경기에서 선수들이 준비한 다양한 기술과 전략을 잘 발휘해 주고 팀이 승리하게 되면 엄청난 성취감을 느끼게 되지만 이러한 성취감은 오래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이후 “공허함, 외로움, 허탈감 등의 감정을 더 오랫동안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지도자의 직업은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 소비 수준이 높아 번아웃에 노출이 되기 쉬운 직업이다. 지도자의 번아웃은 지도자 활동에 대한 재미와 흥미를 완전히 잃고 지친 상태를 말한다. 번아웃의 원인은 과업무를 통해 높아진 신체 피로도, 다양한 인과 관계로 발생한 높은 스트레스, 노력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을 때 발생한다고 말한다. 추가적으로 여성 지도자이거나 사회적 지지가 낮을 때, 지도자의 대처자원이 부족할 때 번아웃에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지도자가 번아웃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수행 저하 시기를 사전에 미리 체크하는 것이다. 스포츠 종목마다 차이가 있지만 동계훈련 기간이나 리그 및 대회가 연이어 진행되는 시기가 있다. 이 시기에는 아무래도 지도자가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 소비 수준이 높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높은 신체 피로도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 지도자가 수행 저하 시기를 사전에 미리 체크하게 되면 작고 사소한 것에 더 집중하게 되고 이는 자기관리 향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예를 들면 수면 시간을 조금 더 늘리거나 영양가 높은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기, 기분 전환이 되는 음악을 들으며 산책을 하거나 반신욕하기 등을 말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번아웃 전에 발생하는 스테일네스(Staleness)를 사전에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둘째, 틈틈이 휴식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지도자는 바쁜 스케줄 속에 휴식을 계획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힘듦을 이겨내는데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예를 들면 지방으로 훈련을 거거나 대회에 참여할 때 주변 맛집을 검색하여 맛집 탐방하기,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기, 마음이 잘 통하는 지인과 대화하기 등을 말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종목마다 정해져 있는 비 시즌 시기에 해외나 국내로 여행을 계획하고 다녀오는 것도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A 지도자는 “훈련이나 대회가 진행되는 도시에 맛집이나 가볼 만한 곳을 노트에 기록하고 실천한다”고 말한다. 이는 높은 신체 피로도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낮추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게 된다.
셋째,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라이프 스킬을 만들고 실천하는 것이다. 지도자 활동과 삶을 확실하게 구분하고 지도자 활동을 잠시 잊을 수 있는 삶을 말한다. 특히, 라이프 스킬을 통해 몸과 마음을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 지도자들은 시간을 현명하게 활용하지 못하거나 술이나 담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하게 된다. A 지도자는 “시합이 종료되면 결과에 상관없이 가족들과 캠핑을 떠난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잠시나마 “지도자 활동을 잊을 수 있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빠른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추천할 수 있는 라이프 스킬은 다양한 동호회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직업과 무방하고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게 되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넷째, 지도자는 자기관리 목적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정서상 상담을 받는다고 하면 어딘가 문제가 있어서 상담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하지만 이제는 인식에 전환이 필요하다. 지도자도 선수와 동일하게 마음의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상담을 받아야 하고 심리기술 전략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실제로 지도자와 상담을 진행하게 되면 오랜 시간 동안 지도자가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이들의 속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환경과 어려움이 있고 상담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지도자 상담은 주변 시선에 대한 어려움으로 인해 대면 상담보다 비대면(Zoom) 상담이나 전화 상담이 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도자가 번아웃을 스스로 예방하고 대처하는 것도 실력이다. 그래야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김진엽 기자
사진=뉴시스
*이상우 대표는...
△멘탈퍼포먼스 대표 △스포츠심리학박사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 FC안양 선수 △K리그 드림어시스트 멘토(2022) △경주한수원여자축구단 심리기술훈련지원(2022) △인천광역시청여자핸드볼선수단 심리기술훈련자원(2022) △TNT Fitogether FC 심리기술훈련지원(2022) △인천유나이티드 U15, U18 심리기술훈련지원(2022) △남자 U17 축구 국가대표 심리기술훈련지원(2022) △경기 SOL FC U18 심리기술훈련지원(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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