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이주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보험과 카드업계는 건전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험사는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RBC비율(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카드사는 주로 자금을 조달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의 조달금리 상승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회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올 4,5월에 이어 세 번 연속 인상한 것으로 한 번에 0.5%포인트를 인상하는 빅스텝 인상을 단행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보험사 부채 구조를 개선시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로 하나 자본적정성 측면에서는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RBC비율 하락에 대한 과제에 부딪힌다.
RBC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현행 보험업법에서는 최소 100% 수준을 유지해야 하지만 금감원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분기 보험회사의 RBC비율은 209.4%로 전분기말(246.2%) 대비 약 37%포인트 하락했다.
현재 보험사들의 RBC 비율은 규제 비율을 웃돌고 있고 금리 상승에 따라 지난달 말부터 RBC 비율 완충 방안이 시행돼 향후 RBC 비율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지만, 금리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건전성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자산운용 수익률은 증가할 수 있으나 금리에 따라 시가평가를 하는 매도가능증권을 많이 보유한 보험사들의 RBC비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 역시 자금 조달 비용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70%에 달하는 자금 조달을 여전채에서 하고 있어 자금 조달 원가 상승 문제에 직면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201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4%대를 넘어서며 AA+3년물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해당 금리는 주요 카드사가 발행하는 것으로 올해만 2%포인트 넘게 급등하며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면 카드사에서 조달해야하는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 올 1월에는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해 수익감소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불어 취약차주들의 대출 상환 부담과 함께 카드론도 금리 상승에서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은 급전이 필요하면 대부업체로까지 밀려날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채권금리가 상승하기 때문에 카드사의 자금 조달 원가가 상승하는 문제가 큰 이슈”라며 금리 상승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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