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든데, 그래도 재밌어요.”
장애인 여자역도 ‘에이스’ 이현정(36·경기도장애인체육회)이 각오를 다진다. 오는 14일부터 경기도 평택시 안중체육관에서 열리는 2022 평택 세계장애인 역도 아시아 오세아니아 오픈선수권 대회에 출격한다. 2006년 부산 장애인역도 세계선수권 대회 이후 무려 16년 만에 안방서 열리는 국제무대다. 이현정은 “역도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한국에서 국제대회를 치르게 됐다. 항상 메달을 목표로 하지만 그게 아니라도 개인 기록 경신은 꼭 해내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는 준비 과정이 유독 힘들었다. 예년보다 기간이 짧았던 까닭이다. 보통 빠르면 2월, 늦어도 3월에는 훈련을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출발했다. 바뀐 감독 스타일에 적응하는 과정도 필요했다. 단기간에 바짝 감각을 끌어올리려다 보니 제 아무리 베테랑이라도 “힘들다”는 말이 절로 흘러나왔다.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운을 뗀 이현정은 “훈련양이 어마어마하더라. 너무 힘들어서 감독님께 조금만 쉬게 해달라고 하기도 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역도에 대한 애정이다. 매일매일 기구와 싸우지만 한 걸음씩 나아갈 때마다 짜릿한 쾌감을 느낀다. 이현정은 “정말 힘든데, 조금씩 기록이 오르는 맛이 있다. 지금까지 역도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웃었다. 다른 선수들도 비슷한 마음일 터. 최상의 팀 분위기를 자랑한다. 이현정은 “예전보다 선수들이 많아졌다. 서로서로 긍정적인 동기부여를 주는 것 같다. 운동 15년차인데 지금이 가장 좋다. 재밌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국은 과거 역도 강국으로 평가받았다. 1988 서울 패럴림픽부터 2012 런던 패럴림픽까지 7연속 메달을 따낸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잠잠하다. 그만큼 관심도 조금씩 줄어들었다. 선배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이현정은 “선배들이 메달을 많이 따줘야 후배들도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괜히 찔리더라.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들 모두 열심히 하고 있으니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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