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고양 권영준 기자] 남태희(27·알두하이)가 ‘카타르 메시’의 존재감을 선보였다. 헛다리 짚기 페인팅으로 상대 수비수를 제친 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파울로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 나서 2-0으로 승리했다. 전반 34분 이재성(홀슈타인 킬)의 선제골과 후반 33분 남태희의 추가골이 더해졌다.
이날 경기는 벤투 감독의 데뷔전이었다. 지난달 17일 한국 축구의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이날 평가전을 앞두고 지난 3일 경기도 파주NFC에서 처음 소집했고, 곧바로 훈련에 돌입해 코스타리카전을 준비했다. 그만큼 관심이 쏠렸다. 킥오프 4시간 전인 오후 4시에 이미 3만5920석 모두 팔려 매진을 알렸다. 한국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매진 사례가 나온 것은 2013년 10월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축구대표팀과 브라질이 치른 평가전 이후 약 5년 만이다.
뜨거운 관심 속에 시작한 경기는 벤투호가 주도했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남태희(알두하이) 이재성이 빠른 역습으로 코스타리카를 괴롭혔다. 이 가운데 남태희의 경기력은 눈에 확 나타났다. 간절함이 묻어있었다.
남태희는 지난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카타르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남태희는 빠른 발과 재치있는 발재간으로 ‘카타르 메시’로 불렸지만, 다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전술 색깔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최종 엔트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를 악물었다. 벤투 감독도 남태희를 유심히 지켜봤다. 지휘봉을 잡은 뒤 첫 엔트리에 남태희를 선발하면서 동기부여 카드를 던졌다. 간절함으로 뛴 남태희는 코스타리카전에서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득점만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남태희는 이날 폭발적인 스피드로 코스타리카 수비를 흔들었다. 오프더볼이 좋았다. 중앙 2선 공격수로 출전한 남태희는 공을 주고 이동하고, 리터 패스를 해주고 움직이는 경기력에서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선제골도 남태희가 만들었다. 전반 34분 빠른 문전 쇄도로 상대 수비수의 반칙을 유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부지런한 움직임과 스피드, 그리고 끈질긴 플레이가 아니었다면 만들어내지 못할 득점이었다.
추가골은 하이라이트였다. 후반 33분 왼측면에서 공을 잡은 남태희는 순간 스피드로 상대 수비수 1명을 가볍게 제쳤다. 슈팅 존으로 침투한 남태희는 수비수 1명을 앞에두고 현란한 헛다리 드리블로 슈팅 스팟을 찾았다. 그리고 완벽한 오른발 슈팅을 골망을 흔들었다. 간절함이 묻어있는 이 득점에 팬들도 열광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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