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랜덤박스 주의보' 발령 3개월… 눈가림 상술 여전

입력 : 2017-07-12 19:12:43 수정 : 2017-07-12 19:12:42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이중 포장 꼼수로 '환불 불가' 소비자 불만 가장 커
짝퉁제품 판매 기만행위도 급증… 구체적 파악 필요
지난 4월 ‘랜덤박스 주의보’ 발령 이후, 민원은 줄었지만 불만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랜덤(럭키)박스는 유명 브랜드 향수, 시계, 화장품, 의류 등을 무작위로 상자에 담아 파는 상품이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지불한 금액보다 더 비싼 상품이 들어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랜덤박스를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5000원~30만 원 상당의 랜덤박스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상술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랜덤박스 주의보’가 발령된 지 3개월가량이 지난 현재 랜덤박스 관련 문제가 얼마나 개선됐는지 알아봤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를 비롯해 한국소비자원,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연맹 등에 최근 랜덤박스 관련 민원이 들어왔는지 문의했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는 “과거 랜덤박스로 유명한 업체인 ‘우주마켓(사진)’에 대한 민원이 많았으나 최근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아 상당히 개선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소비자연맹은 각각 “랜덤박스 관련 자료가 나온 뒤로는 민원이 확실히 줄었다”, “최근 많이 줄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매일 피해상담 요청이 들어왔었는데 요즘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가장 논란이 됐던 환불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랜덤박스 판매업체들에게 환불에 대해 묻자 “랜덤박스는 말 그대로 랜덤이기 때문에 어떤 상품을 받을지 모르는 점이 있다”며 “교환 및 환불처리는 수령일로부터 7일 이내에 사용흔적 혹은 비닐제거 흔적이 없을 경우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지만 이 답변에는 교묘한 트릭이 숨겨져 있다. 제품은 이중포장으로 배달되는데 겉 박스 안에 들어 있는 우주마켓 상자를 열고 제품을 확인하면 환불은 안 된다는 얘기다.

‘짝퉁 제품’을 받았다는 불만도 여전하다. 4월 랜덤박스 주의보 이후에도 원래 제품과 다른 제품을 받거나 짝퉁제품을 받았다는 주장이 블로그나 SNS에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 문제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많이 언급된 ‘우주마켓’ 관계자는 “정품이 아닌 제품 판매는 절대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한 부정적인 후기 삭제 논란에 대해서도 “기존에는 관리자가 확인한 뒤 후기가 게시됐는데 최근에는 즉시 공개될 수 있도록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우주마켓의 해명에도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한 소비자는 이 업체의 프로세스를 파헤치기까지 했다. 그는 “구매자들은 제품을 받고 처음 보는 브랜드가 나오면 가격이 얼마인지 검색을 해 본다”며 “해당 브랜드 상품을 실제 원가와 상관없이 비싼 가격으로 올려놓고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명품 시계 이미지를 올려놓고 소비자에게 기대감을 심어주지만 실제로 해당 시계를 받았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면서 “유혹된 소비자에게도 책임은 있지만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임은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에는 인터넷을 통해 구매한 물품은 상품 가치 멸실 등의 우려가 없다면 단순 변심으로도 배송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 청약철회가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동법 제21조에 따르면 판매자는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이나 기만적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청약철회 등 계약 해지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랜덤박스 구매 여부는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있지만 판매업체 역시 소비자를 기만하는 상술은 금해야 한다. 관련 기관에서도 단순 모니터링을 넘어 사업구조에 대한 파악이 필요한 시점이다.

d5964@sportsworldi.com

사진=우주마켓 홈페이지 캡쳐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