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카페에서] '동주'의 최희서, '킹콩을 들다'의 그 소녀?

입력 : 2016-03-01 13:13:00 수정 : 2016-03-01 17:31:42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한준호 기자] 현재 상영 중인 영화 ‘동주’에는 주인공 윤동주(강하늘)의 시에 반하고 시집 출판을 돕는 일본 여성 쿠미가 나온다. 선량한 일본여성이면서 시에 대한 열정도 간직한 이 캐릭터를 연기한 이는 놀랍게도 한국 사람이다. 바로 배우 최희서다.

이국적인 매력의 최희서가 ‘동주’에 캐스팅 된 일화도 흥미롭다. ‘동주’의 시나리오를 집필한 신연식 감독이 지하철 맞은 편 좌석에 앉은 최희서를 우연히 발견하게 된 것. 당시 연극 때문에 대본을 읽으며 연기 연습 중이던 최희서에게 관심을 갖게 된 신연식 감독은 속으로 ‘만약 같은 역에 내린다면, 명함을 줘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두 사람 모두 경복궁 역에서 내리게 됐다. 그래서 실제 신연식 감독은 최희서에게 다가가 뭘 하는지 물어보고 배우라고 하자 프로필을 보내달라고 했다가 ‘동주’에 캐스팅 됐다.

“그 때 보내드린 프로필에 전 일본어를 할 줄 안다고 적어놨었어요. 당시 감독님께서 ‘동주’를 기획 중이셨고 이준익 감독님께도 말씀을 하셔서 미팅을 하게 됐죠. 쿠미요? 쿠미는 허구의 인물이에요. 영화 중후반부에 나오는 일본의 깨어있는 지식인이라고 생각했어요. 일본어는 초등학교 때 5년 간 일본에서 살았거든요. 솔직히 일본어로 연기할 거라 생각해본 적은 없고 연기를 해본 적도 없어요.(웃음)”

그런데 최희서의 첫 연기 열정을 일깨워준 곳이 일본이기도 했다. 일본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학예회 연극에 참여했던 것이 지금의 연기자 최서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학교 발표에서 연극을 했어요. 그 때 느꼈던 설렘이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무대 뒤에서 관객들이 들어오는 장면이 제 뇌리에 박혀 있어요. 그 때 너무나 설렜거든요. 물론, 부모님께서는 제가 장녀이기도 해서 좋은 대학에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바람이 있으셨어요. 고등학교 때까지 연기하겠다는 이야기를 드려본 적이 없어요. 대학 입학 하면 니가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하셔서 고3 때 입시 끝나고 대학 입학까지 세 달 정도 남아서 그 때부터 엄마한테 살짝 이야기하고 엄마와 대학로 연극 보러 다니고 연기학원을 찾아가기도 했어요. 수업료가 비싸더라고요. 그래서 대학에 들어가 연희극회라는 오래된 동아리에 들어가서 배워야겠다고 마음 먹었죠. 입학식 날에도 거기부터 찾아갔어요.”

그렇게 시작한 연기로 마침내 영화에도 데뷔하게 된다. 그것도 오디션을 통해 당당히 합격한 작품이었다. 바로 지난 2009년 7월에 개봉한 영화 ‘킹콩을 들다’였다. 서여순 역으로 꽤 비중 있는 캐릭터였다. 특히 선머슴 같은 여성 역도 선수를 완벽하게 연기해서였는지 지금의 최희서와 전혀 달라 보인다. 이 영화로 각종 기획사 관계자들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지만 연극을 하겠다는 말로 모두 거절했다. 스스로 워낙 고지식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 최희서. 이후 연극무대를 중심으로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동주’를 통해 처음으로 팬들까지 생겼다는 최희서. ‘동주’에 대한 무한 자랑과 함께 이 영화를 통해 새로운 전환 포인트를 맞게 돼 기뻐했다.

“이 영화에서 마지막 장면이 좋았다는 말을 들어서 기분이 좋아요. 뭔가 좋은 영화의 마무리를 제가 담당한 거니까요. 사실 부담감이 많았는데 잘하려고 생각하지 말자고 마음 먹고 했어요. 그래도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앞으로도 ‘동주’처럼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억해줄 만한 작품을 하고 싶어요.”

최희서가 꼽는 인생의 희곡은 안톤 체홉의 ‘갈매기’다. 이번 ‘동주’가 ‘갈매기’처럼 오래도록 기억될 배우로 거듭날 계기가 될 듯 하다. 올해 최희서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한다.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