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은 지난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이 삼성을 13-2로 제압하고 4승1패로 2001년 이후 14년 만에 감격의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하는 장면을 평소처럼 1루측 관중석에서 지켜보며 감격해 했다. 박 회장은 “ 우리 팀이 팬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감사하다. 또 끝까지 자리를 지켜서 응원을 해주시는데 14년간 우승을 못 안겨드려서 죄송하기도 했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박용만 회장은 두산이 강점으로 ‘따뜻한 팀 컬러’를 꼽았다. 그는 “잘할 때도 있었고, 못할 때도 있었지만 한결같은 것이 있었다. 한두 명의 스타가 전체를 이끄는 분위기가 아니라 선수들이 고루고루 열심히 하는 팀이다. 팀 컬러가 따뜻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선수가 바뀌고 감독이 바뀌고 세월이 바뀌어도 이런 팀 컬러가 바뀌지 않은 것이 자랑스럽다. 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펼치는 것이 고맙다. 그게 두산다운 야구인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두산이 14년 만의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는 데는 지난 겨울 FA 장원준을 84억원이라는 거액에 영입한 것이었다. 그간 자체 육성에 무게를 둔 것과는 상반되는 행보였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선수를 키워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필요에 따라서 이뤄진 것이다.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 프런트가 결정을 내리고 나는 지원을 했을 뿐이다. 그 역할이 내가 할 역할”이라고 밝혔다.
당연히 관심은 이번에 FA 자격을 취득하는 김현수를 잡는 것이다. 박 회장은 “내 개인적인 감정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구단에 개입하면 안 된다. 프런트에서 잘 판단해서 결정할 것이고 잡겠다고 하면 지원할 것”이라면서 “구단 일은 구단 사장과 구단주가 결정하면 그에 따라갈 뿐이다. 나는 야구를 좋아하지만 잘 알 지는 못한다. 내 전문 분야가 아닌 부분에 개입하는 것은 팀의 경쟁력을 낮추는 일”이라며 현장 프런트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구단은 김현수를 비롯해 오재원 등 내부 FA와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를 붙잡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기에 이에 대한 그룹 차원의 통큰 지원이 예상된다.
eidy015@sportsworldi.com 사진=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