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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디지 힙합래퍼 |
최근 일본 재즈힙합계의 거성인 누자베스의 사망 소식을 듣고 그의 열정적이지만 짧은 생과 인상적인 작품세계를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중고 음반가게주인이자 힙합 매니아였던 1974년생 세바 준은1990년대말부터 인스트루멘탈 작품과 세계적인 랩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품 활동을 해온 DJ 겸 음악 프로듀서이다. 특히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사무라이 참프루’의 음악을 담당한 것으로 힙합 신을 넘어 거대한 스팩트럼의 팬 층을 보유한 음악가이기도 하다. 그의 영문 스펠링인 ‘Seba Jun’을 거꾸로 하여 만든 뮤지션 명이 Nujabes다.
그는 다른 뮤지션과 다르게 유년시절 부터 음악을 하거나 음악교육을 받은 뮤지션은 아니었다. 다만 지독할 정도로 많은 음악을 사랑했고 학구적인 음악 마니아였다. 그로인하여 이후 발표된 대부분의 곡들은 풍부한 샘플링 작법을 응용한 하이브리드 음악이 탄생하게 된다.
그의 음악은 기본적으로 흑인 음악 전반에 대한 깊은 음악적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누자베스의 음악은 멜로디의 심플함 속에서 고운 질감을 만들어내고, 펑키한 사운드 질감의 리듬은 그의 음악을 완성한다.
음악적 창작의 영역은 단지 음을 오선지에 그려내는 작업만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누자베스의 음악은 직접적 창작물이 아닌 기존의 유명한 재즈 레퍼토리들과 다양한 음악적 사운드를 재 가공 (리샘플링)하였다. 그리고 창조된 그의 결과물들은 새로운 음악적 패러다임인 ‘재즈힙합’을 제시하게 된다.
‘음악이 인간에게 스며들 수 있는 강인한 침투력과 흡수력’ 하나만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그의 모토는 인지도와 이슈에 의지한 음반 홍보 활동이 아닌 그의 음악성이 가진 순수함과 ‘좋은 음악은 언제나 대중이 찾게 된다’는 원론적인 음악의 역할을 증명하는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가 ‘단명한 천재’라는 단서는 그의 순수한 음악적 행보와 작품들이 대중들의 가슴속에 강하지만 진심이 담긴 따스한 음악이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의 따뜻한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아쉬움 과 그의 명복을 빌며 글을 마친다.
김디지 힙합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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