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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의 멘탈 퍼포먼스] 펜싱 에뻬 편규희는 원래 강한 선수였다

입력 : 2026-08-28 15:25:49 수정 : 2026-08-28 15: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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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포티움 스포츠 클럽 제공
사진=포티움 스포츠 클럽 제공

펜싱 편규희(이리여고)를 생각하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참 많았을 텐데 이를 잘 극복하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시간이 지난 지금 편 선수를 다시 떠올리면 원래 강한 선수였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방법을 몰랐을 뿐이다.

 

편 선수와의 인연은 지난 3월 처음 닿았다. 당시 편 선수의 어머니가 직접 상담을 요청했다. 상당히 조급해 했던 기억이 난다. 부모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결과를 만들어 드릴 순 없지만 제대로 싸울 수 있도록 도와 드릴 순 있을 것 같아요.” 이 말은 들은 편 선수의 어머니는 “그 정도만 돼도 만족합니다.”라고 답했다. 편 선수와 상담 그리고 교육은 그렇게 시작됐다.

 

사진=포티움 스포츠 클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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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 선수와의 상담을 먼저 진행했다. 현재 심리적 수준을 정확하게 확인해야 맞춤 교육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담은 대면이 아닌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편 선수가 거주하는 곳과 거리가 있었고, 여자 선수이기 때문에 이렇게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편 선수는 첫 상담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자기방어도 없었다. 정말 고마웠다. 이러한 과정은 심리 검사 결과를 해석하고 맞춤 교육을 설계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이제야 말할 수 있지만 당시 편 선수는 벼랑 끝에 서 있는 검투사 같았다. 눈빛, 목소리에서 절박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편 선수는 대학 입시를 위해 메달을 따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한 부담감이 높았다. 준비 수준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기량을 잘 발휘하지 못했다. 시합을 할 때 특정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쉽게 흔들렸다. 부모의 의사전달로 인한 압박감 또한 높은 상태였다. 무엇보다 대회까지 시간이 많지 않았다. 짧은 시간 안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

 

사진=포티움 스포츠 클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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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고민 끝에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전략부터 공유했다. 대회에서 집중력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다. 편 선수는 불안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고 이를 긍정 에너지로 활용하지 못했다. 스포츠 선수가 불안을 관리하지 못하게 되면 집중력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스포츠 선수가 최고 수행을 발휘할 때의 특징이 바로 높은 집중력이다. 이 부분이 개선된다면 경기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교육은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편 선수는 교육에 임하는 태도가 우수했고 필자는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여자 선수에게 조금 더 적합한 단어를 선택했고 교육 중간 중간 질문을 해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또 그 속에서 자문자답 자기암시, PP 이미지, 에너지 수준 관리를 통해 몰입에 도달하는 방법 등을 공유했다. 대회에서의 심리적 목표는 불안을 아주 따뜻하게 맞이하고 집중력을 스스로 유지하는 것이었다. 교육이 끝나고 나서는 교육 워크시트를 공유하여 복습할 수 있도록 도왔다.

 

사진=포티움 스포츠 클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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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 선수는 기대와 설렘을 안고 대회에 참여했다. 경기 전에 의도적으로 동일한 음악을 들으며 에너지 수준을 관리했고 자문자답 자기암시를 통해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예열했다. “펜싱은 생각이 많아질수록 두려움이 커지는데 저는 자기암시를 통해 중심을 잡을 수 있었던 같아요.” 편 선수의 자문자답 자기암시는 쉬는 시간에도 계속됐다. 자신에게 묻고 답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강한 상대와 경기할 때는 “쟤도 똑같은 사람이다.”라고 자기암시를 하며 자신감을 높였다.

 

편 선수는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웠다. 아쉽게도 16강에서 1점 차이로 패하게 된다. “펜싱이 인생에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경기에서 승리할 수도 있고 패할 수도 있어요.” 편 선수는 담담했고 자신의 감정을 빠르게 추슬렀다. 이전엔 경기에서 패하면 이를 계속 생각하고 자책과 후회를 했다.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편 선수가 매 순간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은 것도 큰 의미가 있었다.

 

사진=포티움 스포츠 클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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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 선수는 단체전에서 멘탈 코치의 역할도 수행했다. “단체전을 준비할 때 팀 동료들의 불안감이 높아 보였어요. 그래서 제가 불안은 긍정 에너지라고 말해주고 이를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줬어요.” 편 선수의 멘탈 코칭은 지도자도 동의한 부분이다. 실제 팀 동료들이 경기를 준비하는데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자신의 경기력과 성과가 좋지 않을 때 의기소침해하던 선수가 이제는 누군가에게 심리적 조언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시 편 선수의 행동을 통해 마음과 생각이 얼마나 단단해지고 있었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

 

대회가 끝나고 나선 바로 다음 대회를 준비했다. 이번에도 시간이 많지 않았다. 필자는 편 선수와 대회 리뷰를 통해 보완점을 확인했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했다. 크고 작은 어려운 상황에서 재집중할 수 있다면 지난 대회보다 더 나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를 위해 멘탈 플랜을 설정하는 방법을 공유했다. 이해를 돕고자 당구 스누커 이대규 선수의 멘탈 플랜도 예시로 설명했다. 편 선수는 다양한 상황에서의 대처 방안을 치밀하게 설정했다. 예를 들면, 상대 선수가 점수 차이를 좁혀 올 때 또는 이기고 있거나 지고 있을 때의 대처 방안을 말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통제 가능성, 윈 어글리, 과정 목표 등을 소개하여 멘탈 플랜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지도했다.

 

사진=포티움 스포츠 클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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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도 있었다. 편 선수는 대회에 가까워지자 흔들렸다. 자신을 믿지 못했다. 주말에도 개인 운동을 할 정도로 안절부절못했다. “자신을 믿었으면 좋겠어요. 시합은 부모와 지도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가 하는 것인데 자신을 못 믿으면 어떡해요?” 필자는 편 선수의 이야기를 최대한 들어주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했다. 또 주말에는 개인 운동보다 삶에 집중하여 정신건강을 관리할 것을 당부했다. 편 선수는 다행히 시간이 지날수록 올바른 마인드셋을 형성했다. 주말에도 그림 그리기, 산책하기, 도서관 가기, 요리하기 등을 통해 자신의 정신을 건강하게 만들었다.

 

편 선수는 심기일전 끝에 대회에 참여했다. 대회에서 메달을 따야 한다는 생각을 지우고 경기에 임했다. 자문자답 자기암시를 통해 자신의 불안 수준을 수시로 체크했고 머릿속으로 찌르기를 성공하는 장면을 계속 그렸다. 멘탈 플랜은 최대한 간단하고 명료하게 구성한 뒤 핵심만 기억하려고 했다. 편 선수는 코트 위에서 경기를 과감하게 운영했고 찬스가 나면 기술이 시원시원하게 나왔다. 더 무서운 건 몰입을 경험하기 시작한 것이다. 경기를 할 때 응원 소리나 상대 팀의 코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온전히 상대 선수만 보였다.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이 있을 때도 흔들리지 않고 현재에 집중했다. 멘탈이 흔들리면 자신에게 독한 말을 해서 정신을 차렸다.

 

사진=포티움 스포츠 클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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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능력도 업그레이드됐다. 8강에서 2살 어린 선수와 경기를 하게 됐는데 이때 긴장감을 더 높였다. 이러한 경기가 대체로 더 어렵다.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했고 동작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였다. 4강에서는 결과 목표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평상시보다 더 내려놓고 경기에 참여했다. “긴장이 많이 됐지만 모든 걸을 내려놓고 경기를 하니까 즐길 수 있게 됐던 것 같아요. 이때 제가 펜싱을 많이 사랑한다는 걸을 알 수 있었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코트 위에서 벌벌 떨던 선수가 4강 경기를 즐기게 된다.

 

편 선수는 결승전에서 보다 더 냉정하게 임했다. 다양한 상황에서의 멘탈 플랜을 더 치밀하게 설정했고 이를 통해 경기에서 빠른 판단과 결정을 했다. 무엇보다 상대와의 기 싸움에서 지지 않고 위축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제가 하려고 했던 것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안 좋은 생각이 올라오면 자기암시로 이 부분을 눌렀어요.” 편 선수는 어려운 상황에서 기술을 더 시원시원하게 발휘했고 유리한 상황에서는 더 무섭게 몰아붙였다. 결과는 15-14로 승리했다.

 

편 선수는 제54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남녀중고펜싱선수권대회 여고 에뻬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원래도 강한 선수였지만 기술에 멘탈을 담게 되면서 더 강한 선수가 됐다. 필자는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그 이유는 마음과 생각을 관리하는 방법을 알고 이에 대한 성공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포티움 스포츠 클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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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상우 박사, 정리=이혜진 기자

 

이상우 대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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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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