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최근 일 반복 질문
기억력·일상 수행 저하 때 의심
약물 치료로 진행 속도 늦춰야
파킨슨, 손발 떨림·근육 경직
심한 잠꼬대 등 비운동 증상
약물 치료와 함께 운동 중요”
오래 사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기대수명이 늘어난 만큼 노년기 삶의 질을 지키는 문제도 중요해졌다. 특히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은 나이가 들수록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이다. 기억력 저하나 움직임 둔화가 ‘나이 탓’으로 지나가기 쉽지만, 초기 신호를 놓치면 일상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세심한 관찰과 조기 진단이 필요하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윤지환·유달라 교수의 도움말로 두 질환의 주요 증상과 관리법을 알아봤다.
◆최근 일 반복해 묻는다면… 알츠하이머병 의심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비정상 단백질 등 노폐물이 쌓이며 신경세포가 서서히 손상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흔히 치매와 같은 의미로 쓰이지만, 엄밀히 두 질환은 구분된다. 알츠하이머병은 질환명이고 치매는 인지 기능 저하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 원인 질환으로 꼽힌다.
초기에는 큰 변화보다 일상 속 작은 이상 신호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오래전 일은 비교적 정확히 기억하면서도 최근 일을 반복해서 묻거나 익숙하게 해오던 집안일에서 실수가 늘어나는 식이다. 평소 잘하던 요리의 맛이 달라지고 냉장고 정리나 물건 관리가 예전만큼 되지 않는 변화도 살펴야 한다.
윤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은 정상 노화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뇌 신경세포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삶의 질 유지에 중요하다”며 “사소해 보이는 기억력 변화나 일상 수행 능력 저하가 반복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가족 관찰과 공감이 조기 진단 이끈다
알츠하이머병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와 관리의 여지가 커진다. 약물 치료를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추고, 환자가 익숙한 일상을 더 오래 유지하도록 돕는 게 치료의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가족의 역할도 크다. 기억력 저하를 단순한 건망증으로 여기거나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고 다그치면 병원 방문이 늦어질 수 있다. 환자 본인이 변화를 부정하거나 불안해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가족은 비난보다 공감의 태도로 접근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뇌 건강과 혈관 건강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금연은 기본이고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꾸준히 살펴야 한다. 유산소 운동도 중요하다. 주 3회 이상, 한 번에 40분가량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움직이면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분비가 촉진돼 뇌세포 형성과 전두엽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윤 교수는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생선 중심의 식단을 유지하면 장내 미생물 환경과 뇌 건강을 함께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충분한 수면, 사회 활동, 지속적인 두뇌 자극도 치매 위험을 낮추는 생활 습관”이라고 설명했다.
수면의 질도 놓치면 안 된다. 수면무호흡증이 있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뇌 건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거나 코골이, 숨 멎음이 반복된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기력 저하로 오해하기 쉬운 파킨슨병
파킨슨병은 뇌에서 움직임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줄어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대표 증상은 가만히 있을 때 손이나 발이 떨리는 안정 떨림, 근육이 뻣뻣해지는 경직, 동작이 느려지는 서동, 자세 불안정 등이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파킨슨병은 뇌 신경세포 손상이 상당 기간 진행된 뒤 증상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걸음이 느려지고 몸이 둔해지는 변화를 단순한 노화나 체력 저하로 넘기기 쉽다.
유 교수는 “파킨슨병은 나이가 들며 생기는 자연스러운 기력 저하로 착각하기 쉽다”며 “서동, 안정 떨림, 관절 경직 같은 주요 증상과 함께 심한 잠꼬대, 변비, 우울감, 수면 장애 등 비운동 증상이 먼저 나타난 적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얼굴 표정이 줄어들고 목소리가 작아지거나 단조로워지는 변화도 주의해야 한다. 걸을 때 팔 흔들림이 줄거나, 글씨가 점점 작아지고, 한쪽 손의 움직임이 어색해지는 경우도 파킨슨병의 신호일 수 있다.
◆약물 치료와 운동 병행해야 일상 기능 유지
파킨슨병은 완치보다 증상 조절과 기능 유지가 치료의 중심이다. 진단 결과에 따라 적절한 약물 치료를 시작하면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해 떨림, 경직, 움직임 둔화 같은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운동도 치료만큼 중요하다. 파킨슨병 환자는 몸이 굳고 자세가 앞으로 쏠리기 쉬워 균형 감각과 근력 유지가 필요하다. 무리한 운동보다 꾸준히 반복할 수 있는 동작을 선택하는 게 권고된다.
유 교수는 “파킨슨병은 증상을 방치하기보다 조기에 진단받고 약물 치료와 운동을 함께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몸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지거나 떨림, 경직이 반복된다면 전문가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킨슨병에 도움되는 생활 속 체조
1. 의자에 앉아 허리를 곧게 펴고 복부에 힘을 준 뒤, 양 무릎을 살짝 들어 올린 상태에서 무릎을 펴는 동작을 반복한다.
2. 벽에 기대어 뒤통수, 어깨, 엉덩이, 발꿈치를 일직선으로 맞춘 뒤 까치발을 들었다 내리는 동작도 자세 유지와 하체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각 동작은 5회씩 3세트 반복하면 된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