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터지는 폭발음, 머리 위로 순식간에 지나가는 미사일에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쉼 없이 달리는 경찰차와 구급차, 그곳에서 울려퍼지는 사이렌 소리에 숨이 턱 막히기도 했다. 유리창이 미세하게 흔들릴 때마다 또다시 폭발이 일어난 것은 아닌지 숨을 죽여야 했다.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고픈 마음뿐이었지만, 하늘길이 막혔다. 물밀듯이 몰려오는 공포감, 태어나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다른 나라를 거쳐 어렵게 밟은 한국 땅, 가족의 품에 안겼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이 새어 나왔다.
“못 올까 걱정했는데….”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던 한국 골프 선수 30여 명이 5일 자정이 다돼서야 어렵게 귀국했다. 애초 훈련을 마무리하고 지난 3일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이어지면서 두바이 영공이 일시적으로 폐쇄돼 현지에 발이 묶였다. 일부 항공사 여객기가 운항을 재개하면서 대만을 경유해 어렵게 인천공항에 닿았다.
두바이는 겨울 평균 기온이 약 20∼25℃로 일정하며, 강수량이 매우 적고 바람도 일정해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또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허브라는 위치적 요건과 세계적인 수준의 골프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유럽 DP투어나 LIV 골프 등 큰 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때문에 최근 골프선수들의 동계 전지훈련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번에 귀국한 30여 명의 선수 가운데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톱 랭커 선수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이 훈련하는 장소는 두바이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곳으로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다. 다만 전쟁 소식이 전해진 후 곧바로 훈련을 중단하고 숙소로 몸을 피해야 했다. 전쟁의 공포감은 그대로 전해졌다. 숙소 근처엔 폭발로 튄 파편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고, 폭발음도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식사를 하던 중 미사일이 머리 위 상공을 가르며 지나가기도 했다.
가장 막막했던 것은 하늘길이 막힌 것이다. 두바이 공항이 폐쇄되면서 예정된 귀국 일정은 수포로 돌아갔다. 항공편을 예매해도 취소되기 일쑤였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전 직원이 두바이 공항과 항공사 사이트를 확인하며 항공권 확보하는데 주력했다”고 전했다.
선수 가족도 마음을 졸여야 했다. 불안한 마음에 귀국 예정 시간보다 이른 시간부터 인천공항을 찾아 선수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두 손 모아 기다렸다. 게이트 문이 열리고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단숨에 달려가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이란 프로축구 리그에서 뛰던 이기제(메스 라프산잔)와 이란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이도희 감독 역시 어렵게 한국 땅을 밟았다. 이들은 전쟁 지역에 체류하고 있었기에 더 긴박했다. 지난달 28일 공습 직후 서둘러 대한민국 대사관으로 몸을 피했다. 둘을 포함한 한국인 24명은 지난 2일 주이란한국대사관이 마련한 버스 2대에 나눠 타고 이란 테헤란을 빠져나왔다. 동쪽으로 한참을 달렸다. 중간 기착지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국경을 넘어 안전하게 투르크메니스탄에 입국했다. 이후 각각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이기제가 하루 먼저 도착하고, 이 감독은 5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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