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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결산③] 날아오른 최가온, 버팀목이 돼준 롯데 키다리 아저씨

입력 : 2026-02-23 15:56:30 수정 : 2026-02-23 23: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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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뉴시스
사진=AP/뉴시스

“회장님, 감사합니다.”

 

‘만 18세 스노보더’ 최가온(세화여고)이 하늘 높이 날았다. 대한민국 설상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정상에 올랐다. 한 편의 드라마였다. 결선 1차시기서 크게 넘어졌다. 의료진이 긴급 투입됐을 정도로 큰 사고였다. 전광판엔 ‘DNS(기권)’ 사인이 뜨기도 했다. 어렵게 일어섰지만 2차시기도 실패. 그래도 포기는 없었다. 3차시기서 마침내 비상했다. 완벽한 연기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단순한 개인의 성장 스토리가 아니다. 한국 설상의 새 지평을 여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그간 좀처럼 ‘눈’과 인연이 없었다. 오랜 시간 불모지로 분류됐다. 선수풀이 적은 것은 물론, 전용 훈련장조자 마땅치 않았다. 동계 스포츠의 시선 대부분이 얼음에 맞춰져 있던 상황. 설원 위는 좀처럼 올라설 수 없는, 아득히 먼 곳처럼 여겨졌다. 이번 대회 전까지 한국이 올림픽 설상 종목서 수확한 메달은 은메달(이상호·2018 평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단 한 개뿐이었다.

 

사진=AP/뉴시스
사진=AP/뉴시스

 

척박한 땅에서 새싹이 돋아났다. 누군가가 토양을 가꾸고 씨앗을 뿌렸던 것. 적절한 비료와 수분으로 보다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도 잊지 않았다. 키다리 아저씨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다. 2014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을 맡은 것이 시작이다. 2018년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이후로도 롯데그룹은 회장사를 맡아 지원하고 있다. 2022년 롯데 스키앤스노보드 팀을 창단, 재능 있는 선수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앞장섰다. 누적 투자액만 무려 300억원이 넘는다.

 

적극적으로, 그러면서도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최가온이라는 원석을 발견한 뒤에도 마찬가지다. 단 한 번도 손익계산서를 떠올린 적이 없다. 든든한 버팀목을 자처했다. 2024년 최가온이 스위스 월드컵 대회 도중 허리 부상을 당했을 때에도 가장 먼저 손을 내밀었다. 치료비 전액인 7000만원을 지원했다. 어쩌면 가장 힘들었을 시기, 따뜻한 응원이 있었기에 최가온은 무사히 설원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회장님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마음을 표했다.

 

끝이 아니다. 최가온이 쏘아올린 공은 계속해서 새로운 희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한국 설상은 이번 올림픽서 최가온의 금메달 외에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빚었다. 김상겸의 은메달(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유승은의 동메달(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등이다. 단연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 일각에선 르네상스를 열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4년 뒤 프랑스 알프스 동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졌다. 귀국 후 최가온은 세 군데 손바닥 골절을 확인했다. 신 회장은 “큰 울림을 받았다”며 서신을 보냈다. 혼자가 아니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사진=대한체육회 제공
사진=대한체육회 제공
사진=최가온 SNS
사진=최가온 SNS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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