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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수 끝에 이룬 꿈’ 생애 첫 올림픽 나서는 루지 정혜선 “최선을 다하고, 최선을 다해 즐기겠습니다”

입력 : 2026-02-04 16:12:16 수정 : 2026-02-04 16: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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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뉴시스
사진=AP/뉴시스

 “테스트 이벤트 때 먹었던 티라미수를 잊을 수가 없어요.”

 

 빙판 위의 포뮬러원(F1)이라 불리는 루지는 최고 시속 150㎞를 넘나드는 썰매 종목이다. 심장이 요동치는 속도 속에서도 그의 긍정의 힘은 흔들리지 않는다. 3수 끝에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준비하는 정혜선(31·강원도청)의 이야기다. 부담과 긴장을 내려놓은 채, 레이스를 달릴 준비를 마쳤다.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에서 맛본 티라미수를 떠올리며 지었던 미소가 이를 말해준다. 그는 “최선을 다하되, 끝까지 즐기겠다”고 힘줘 말했다. 

 

 정혜선은 13년 차 국가대표다. 고등학생 시절 학교 선배의 권유로 루지에 입문했다. 빠르게 태극마크를 달고 얼음 트랙을 누볐다. 이제 이름 앞에 ‘베테랑’이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올림픽은 처음이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오른팔과 쇄골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고, 2022 베이징 대회에선 현실의 벽을 실감했다. 포기는 없었다. 올림픽을 향해 뛰고 또 뛰었고, 마침내 꿈의 무대 앞에 섰다. 정혜선은 “평창 대회를 앞두고 다쳤을 땐, 올림픽 서킷조차 돌지 못했다. 그래도 올림픽에 대한 갈망은 사라지지 않았다”며 “이번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뒤엔 ‘와, 드디어 가네’라는 생각과 함께 후련한 마음이 들었다”고 미소 지었다.

 

 한국은 여전히 루지 불모지다. 유럽 강국들은 미취학 아동 때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격차가 클 수밖에 없다. 이번 올림픽 루지 여자 1인승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는 정혜선이 유일하다. 아시아로 범위를 넓혀도 정혜선과 왕페이쉬안(중국) 뿐이다. 쉽게 이룬 결과물이 아니다. 자신의 길을 개척하며 포인트를 쌓았고, 마침내 국제루지연맹(FIL)이 발표한 출전권 배정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첫 경기는 오는 10일 오전 1시에 시작된다. 이틀에 걸쳐 4차례 주행하고,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현재는 이탈리아 올림픽 트랙에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메달권 진입이 목표지만, 현실적으로 톱10에만 들어도 성공이다. 정혜선은 “혼자라는 책임감보다는 내 경기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며 “이번 올림픽 트랙은 평창 트랙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 크게 어렵다는 느낌은 없다. 특히 커브 구성에서 평창과 닮은 점이 있어 내 스타일과도 잘 맞는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사진=AP/뉴시스
사진=AP/뉴시스

 지난해 11월 이벤트 테스트 당시 맛본 티라미수를 잊을 수가 없다. 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은 이벤트 테스트 당시 경기를 마친 선수들에게 티라미수를 제공했다. 티라미수는 이탈리아 하면 떠오르는 커피, 에스프레소와 마스카르포네 치즈가 어우러진 디저트이다. 이탈리아어 Tirare Mi Su로 ‘나를 끌어올리다’에서 유래했다. 그래서 티라미수는 기운나게 하다, 기분이 좋아진다는 의미다. 정혜선과 딱 어울리는 디저트다. 그는 “첫 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도 있는 무대”라며 “경기도, 즐기는 것도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경기를 마친 뒤에 맛있는 디저트도 즐기고, 핀 트레이드(배지 교환)도 해보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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