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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한 기억이죠" 허웅이 몰아친 51점, KBL 최다 득점 1위 돼야 하지만...낯부끄러운 하루가 떠오른다

입력 : 2026-02-03 15:27:24 수정 : 2026-02-03 16: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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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L 제공
사진=KBL 제공

“민망하고 창피한 기록이죠.”

 

 남자프로농구(KBL)에서 국내선수 51점 기록이 나왔다. 하지만 웃을 수가 없다. 정정당당하게 이룬 기록이지만, 국내선수 한 경기 최다 득점 순위서 고작 3위에 그쳤다. 2004년 시즌 막판에 일어난 ‘밀어주기’ 기록 탓이다. 역사의 과오에 씁쓸한 뒷맛이 따른다.

 

 51점의 주인공은 KCC 허웅이다. 허웅은 지난 2일 SK전에서 엄청난 경기력을 뽐내며 득점을 몰아쳤다. 31분16초를 뛰면서 홀로 51점을 쏟아냈다. SK 에디 다니엘의 강력한 수비를 뿌리치고 3점슛만 14개를 꽂는 기염을 토했다. 허웅의 활약에 일찌감치 승부가 갈리자, 이상민 KCC 감독은 경기 종료 6분여 전 허웅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하지만 허웅은 “이런 기회가 없습니다. 제발 뛰게 해주세요. 농구 역사에 기록이 쉽게 오는 것도 아니고요”라고 호소했다. 결국 허웅은 다시 코트를 밟고 120-77, 43점 차 대승을 이끌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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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에 남을 발자취를 새겼지만, 1위는 아니다. 허웅은 국내선수 한 경기 최다 득점 3위, 한 경기 최다 3점슛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다 득점 1위는 문경은(70점·당시 모비스), 2위는 우지원(66점·당시 전자랜드)이다. 최다 3점슛 역시 1위 문경은(22개), 2위 우지원(21개)이 차지하고 있다.

 

 2004년 3월7일의 흑역사 탓이다. 당시 문경은과 우지원은 3점슛상을 다퉜다. 2003~2004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인 만큼, 둘은 오로지 타이틀을 위한 농구를 펼쳤다. 문경은은 TG삼보전에서 3점슛 42개를 시도해 22개를 성공했다. 우지원도 LG전에서 42개를 시도해 21개를 넣었다. 승리가 아닌 개인상을 위한 코미디가 벌어진 것이다. KBL은 뻔한 밀어주기에 시상식에서 3점슛 시상을 취소했다. 또한 같은 날 벌어진 김주성의 무더기 블록슛으로 이 부문 시상 역시 제외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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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는 애꿎은 후배들이 본다. 허웅은 정정당당하게 자신만의 실력으로 KBL 역사에 남을 기록을 세웠지만, 선배들의 과오에 밀렸다. 역사 속에서 밀어주기 기록만 쏙 빼서 지울 수 없는 노릇이다. 결국 이 흑역사로 인한 피해자는 세월이 흐르면 흐를 수록 더 많아질 것이다. 

 

 손대범 KBS N 해설위원은 “개인 타이틀의 중요성은 알지만 꼭 그렇게 해야 했나 싶기도 하다. 당시에도 부끄러웠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에게 보여주기 미안한 기록”이라며 “아예 말소시킬 수 없는 기록이라면 두고두고 보면서 반성하고, 다시 또 일어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KBL은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인 51점을 기록한 허웅에게 기념상을 시상한다고 3일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14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리는 KCC와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김선형(당시 SK) 역시 한 경기서 49점을 올려 2019년에 기념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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