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추위가 익숙해져 가는 12월 중순, 남자프로농구(KBL)도 중반부를 향해간다. 1위를 향해 엎치락뒤치락하는 상위권부터 플레이오프(PO) 안착을 넘어 도약을 노리는 중위권까지, 치열한 혈투가 이어지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LG가 지키는 1위, 그리고 이 자리를 노리는 하이에나들이 농구 열기를 더 뜨겁게 달군다.
◆LG의 액셀러레이터, 정관장과 KCC가 노리는 브레이크
지난 시즌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LG는 올 시즌에도 순위표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색깔은 변함 없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최소 실점 1위(73.6점·70.5점). 골밑 장악력은 더 높아졌다. 리바운드 1위(37.6개), 페인트존 슛 득점(17.9점)도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험난한 일정도 잘 버틴다. 현재 해외 원정을 오가는 동아시아슈퍼리그(EASL)를 병행하고 있다. 빡빡한 일정에 유기상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든든한 지원군이 가세했다. 지난달 말 전역한 예비역 양홍석, 윤원상이 합류한 것. 주전 의존도를 낮추고 ‘무한 경쟁’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정관장과 KCC가 바짝 추격한다. 2위 정관장은 시즌 초반 짠물 수비로 1위를 질주했으나, 최근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2라운드에선 필드골 허용률이 리그 4위(41.6%)였으나 3라운드 들어 8위(45.2%)로 소폭 하락했다. 더 높이 올라갈 여지는 충분하다. 국가대표 센터 출신 김종규, 리그 최고의 3점슈터 전성현이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 1순위 문유현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KCC 적은 부상이다. 허웅, 허훈, 최준용, 송교창으로 이어지는 슈퍼팀을 구축했으나 아직 빛을 보지 못했다. 최준용은 지난 14일 정관장전서 컴백했지만 금세 또 쉼표다. 좌측 무릎 관절 외측 대퇴 연골 손상으로 1∼2주 정도 휴식한다. 송교창도 여전히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 긍정적인 부분은 그럼에도 3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좋은 기억을 떠올린다. KCC는 2023~2024시즌 주축 부상으로 정규리그를 5위로 마쳤지만, 기어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래했다.
◆기어 올린다! 봄농구 안착의 핵심
봄농구 진출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4위 DB, 5위 SK, 6위 KT도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DB는 ‘농구의 신’이 지킨다. 완벽한 플레이메이커 아시아쿼터 이선 알바노가 주인공이다. 2023~2024시즌 국내선수 최우수선수(MVP) 출신이다. 올 시즌엔 특히 승부처에 더 강력해졌다. 지난달 15일, 지난 11일 SK전에서 버저비터 3점슛을 꽂아 승부를 바꿨다.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헨리 엘런슨도 힘을 보탠다.
SK는 ‘리그의 왕’ 자밀 워니가 지키고 있다. 한국 무대 7년 차 워니는 올 시즌 역시 득점 순위표 최상단(24.6점)을 차지하고 있다. 데뷔 첫 시즌을 제외하고 7시즌 동안 득점왕 자리를 내준 건 딱 한 번뿐이다. 여기에 어시스트 능력까지 추가됐다. 올 시즌 처음으로 평균 5.0어시스트를 돌파했다. 벌써 트리플더블만 2번이다. 덕분에 SK는 뎁스 약화와 선수 부상, EASL 병행 강행군 일정에도 버티는 중이다.
‘포워드 왕국’ KT는 개막 전 예측과 달리 난항을 겪고 있다. 국가대표급 장신 포워드 문성곤, 한희원, 문정현, 박준영 등이 즐비하나 모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4명 모두 지난 시즌보다 득점이 하락했다. 설상가상 주전 가드 김선형도 발뒤꿈치 부상으로 쓰러졌다. 재활은 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거리는 신인 강성욱이다. 1라운드 8순위, 다소 늦게 뽑혔지만 올 시즌 신인 중 가장 뜨겁다. 신인답지 않은 플레이메이커 능력과 클러치 타임에 한 방을 꽂는 강심장 소유자다. 평균 8.2점으로 신인 중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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