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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술 트렌드 어워즈 2026] 한국 술, ‘잘 만들기’ 넘어 ‘선택받는 술’의 시대를 열다

입력 : 2025-12-18 14:33:34 수정 : 2025-12-18 15: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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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본사 사옥에서 열린 ‘2026 K-술 트렌드 어워즈’ 시상에 앞서 심사위원단이 심사평을 밝히고 있다. 김재원 기자

 

‘K-술 트렌드 어워즈 2026’이 한국 술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비추는 첫 번째 발걸음을 뗐다. 18일 서울 용산구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사옥에서 진행된 이번 시상식은 단순히 ‘올해의 술’을 뽑는 시상식이 아니라, 소비자 경험 전 과정을 놓고 한국 술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기준을 세우는 자리였다. 심사위원단은 “이제 한국 술은 ‘누가 더 잘 만드나’의 경쟁을 지나, 누가 더 설득력 있게 선택받는가의 경쟁으로 넘어왔다”고 입을 모았다.

 

최정욱 심사위원장은 “기대 이상의 상품들이 대거 출품돼 K-술의 위상을 높였다”며 “스토리텔링 및 디자인 부문에 있어서도 더욱 발전한다며 글로벌 주류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상식 개요와 첫 행사의 의미

 

K-컬처의 시대, 이제는 K-술이 잔을 높이 들어 올릴 차례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전통주’와 ‘로컬 주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고 한국에서 생산되는 주류의 다양성과 품질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도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내수 시장의 한계, 인구 감소, 급등한 생산 비용 속에서 한국 술 산업은 여전히 숨 고르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각양각색의 브랜드가 쏟아지고 경쟁은 치열해졌지만 정작 브랜드로서 살아남는 법을 아는 곳은 많지 않다.

 

이런 배경 속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K-술 트렌드 어워즈’다. 기존 주류 품평회가 주로 ‘주질(酒質)’ 중심의 기술적 평가에 머물렀다면 이 어워즈는 상품성을 중심에 두고 브랜딩·디자인·시장성·소비자 감성 반응까지 통합 평가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일부 마니아층이 아닌 다수의 일반 소비자가 스스로 지갑을 열게 만드는 흥미 요소가 남다른 술, 팬덤을 만들고 레스토랑 발주가 꾸준히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브랜드에 높은 점수를 주는 이유다.

 

물론 기본이 되는 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전제로 깔린다. ‘술의 맛’뿐 아니라 ‘술의 경험’을 함께 평가하는 국내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도 모이고 있다. 이번 어워즈는 국내 로컬 주류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최정욱 소믈리에가 심사위원장으로 나섰고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박준우 카페 오쁘띠베르 오너 셰프, 김준구 블랙키브랜딩 실장, 남윤주 에딧시티프로젝트 대표, 전경우 세계비즈 문화사업부장 등 와인·푸드·디자인·브랜딩·마케팅 분야의 ‘1티어’ 전문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번 시상식과 함께 ‘K-술 트렌드 마켓’도 진행했다. 이날 참석한 관계자들은 이번 행사가 한국 술 산업이 앞으로 나아갈 트렌드와 기준을 함께 묻고 답하는 출발점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6인의 전문가, 6개의 시선

 

심사는 ▲주질 ▲상품성 ▲페어링 ▲디자인 ▲브랜딩 ▲대중성 등 여섯 가지 축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주질 부문을 맡은 최정욱 소믈리에는 이미 상향 평준화된 한국 술의 현실을 고려해 단순 ‘맛의 우열’을 가리기보다 소비자 선호의 다양성을 얼마나 담아냈는지를 중점적으로 봤다. 기본적인 양조 기술과 주질을 충실히 갖춘 상태에서, 독창적인 부재료 사용과 숙성 방식 등을 통해 새로운 개성과 균형 잡힌 맛을 구현한 제품에 높은 점수가 돌아갔다.

 

상품성은 문정훈 교수가 평가했다. 그는 시장의 니즈에 부합하는지, 기존 고객을 지키면서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일 미래 성장 요인을 얼마나 갖추었는지를 들여다봤다. 여기에 가격 대비 품질 수준이 설득력 있게 설계됐는지, 즉 ‘좋은 술’이 실제로 살 만한 제품인지가 중요한 기준이 됐다.

 

페어링 부문에서 박준우 셰프는 술이 가진 직관적인 맛·향·질감을 바탕으로 한식·양식 등 다양한 음식과의 조화를 심사했다. 가격보다는 술과 음식의 순수한 궁합에 집중해, 특정 카테고리의 요리와 만났을 때 경험이 얼마나 확장되는지를 꼼꼼히 따졌다.

 

디자인은 김준구 실장의 몫이었다. 그는 라벨이 전달하는 스토리텔링과 술의 본질이 시각적으로 얼마나 당위성 있게 표현되었는지를 살폈다. 병의 형태, 마개와 포일, 라벨 소재와 후가공까지, 하나의 술이 손에 잡히는 순간 느껴지는 완성도 있는 인상이 평가 대상이었다.

 

브랜딩 부문에서 남윤주 대표는 브랜드 철학의 일관성과 라벨·보틀·스토리가 하나의 내러티브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를 중점적으로 보았다. 지역성과 스토리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감각적으로 전달되어 경험과 즐거움을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한 포인트였다.

 

대중성은 행사를 주최한 본지 전경우 문화사업부장이 맡았다. 그는 직관적인 상품 인식의 용이성과 대중적 미각 선호도, MZ세대와 외국인 소비자까지 아우를 수 있는 접근성을 폭넓게 검토했다. 타 주류 대비 가격 저항선, 구매 편의성 등 실제 시장에서 ‘손이 가는 술’이 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이제는 경험이 경쟁력”…내년, 그다음 해를 향한 기대

 

이번 심사를 통해 드러난 공통된 메시지는 분명하다. 기술과 품질은 이제 출발선일 뿐 최종 선택을 가르는 것은 맛에서 디자인, 브랜딩, 페어링, 구매 경험에 이르는 전 과정을 관통하는 완성도 있는 경험 설계라는 것이다. 이번 어워즈는 그 경험의 기준을 구체적인 심사 항목으로 제시하며, 한국 술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방향을 분명히 짚어냈다.

 

올해 심사에서 제기된 디자인·브랜딩·상품성에 대한 과제가 내년 출품작에는 어떤 변화로 돌아올지, 또 K-술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는 브랜드로 진화할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K-술 트렌드 어워즈’가 내년에는 더욱 치열한 경쟁과 한층 완성도 높은 제품들로 채워지며, 한국 술의 새로운 장을 여는 연례 이정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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