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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첫 번째도, 두 번째도 뎁스” 조상현 LG 감독의 고뇌는 여전히 깊다

입력 : 2025-06-10 14:20:37 수정 : 2025-06-10 14: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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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IBA BCL Asia 제공

 

겨울을 준비하는 다람쥐처럼, 조상현 LG 감독의 머릿속은 쉴 틈이 없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를 되풀이한다. 뎁스(선수층)라는 과제가 더 무겁게 다가온다. 조 감독이 끊임없이 고뇌하는 대목이다.

 

한국농구연맹(KBL)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기쁨은 딱 2주까지였다. 재차 전장에 뛰어 들어갈 채비를 마친 조 감독이다. 그는 “왕좌 수성, 왕조 도전 모두 금기어”라며 말을 아낀다. 대신 뎁스 보완 구상 관련해선 대화 한두 시간을 가볍게 넘기는 ‘투머치토커’ 면모다. “강팀이 되려면 주전 5명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더 많은 선수의 출전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LG는 지난달 사상 초유의 역스윕(역싹쓸이) 위기를 이겨내며 챔프전 정상에 올랐다. 여기서 뼈저리게 느낀 약점이 백업층의 부재다. 아시아 프로리그 최강팀들간 맞대결이 열리는 2025 국제농구연맹(FIBA) 바스켓볼 챔피언스리그(BCL) 아시아에서도 경고음이 울렸다.

 

한국 챔피언 LG는 타오위안 파우이안 파일럿츠(대만)과 알 리야디 베이루트(레바논) 상대로 무너지며 조별리그를 2연패 마무리했다. 두 경기 모두 후반 뒷심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다.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수장도 고개를 끄덕인다. 오는 11월 중순 상무 전역 지원군(양홍석, 윤원상)에만 기댈 생각은 없다. 비시즌 동안 내부 자원의 수준을 한 단계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아직은 준비 과정이지만, 고민의 흔적은 이번 대회 고스란히 드러났다.

 

가드 최형찬(20.7분), 이경도(15.6분), 빅맨 박정현(18분) 등이 평균 15분 이상 출전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조 감독은 이들을 포함한 백업 자원들에게 “훨씬 더 도전적으로, 더 다부지게”를 계속 주문하고 있다.

 

극적인 변화를 꿈꾸지 않는다. 차기 시즌에 걸맞은 운용을 하기 위한 준비에 가깝다. LG는 향후 프로농구 소화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무대에도 도전장을 내민다. 구단 관계자는 “벌써부터 이동거리 때문에 골머리다. 창원에서 아시아 각국으로 이동한다는 건 선수들 체력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대표 차출 가능성도 변수다. 양준석과 유기상(이상 한국), 칼 타마요(필리핀) 등 핵심 자원들이 해당한다. 컨디션 관리는 필수다. 조 감독이 “아셈 마레이와 칼 타마요, 양준석, 유기상, 정인덕 등이 해오던 대로만 뛸 수는 없다. 주전들의 늘어난 휴식을 조금이나마 받쳐줄 수 있는 선수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한 까닭이다.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선택이 아닌 생존이다. 조 감독은 여전히 절실하다. 특유의 철저함은 여전하다. 조 감독은 BCL 아시아 기간에도 참가 팀 선수단 프로필과 관련 자료를 식사 시간까지 곁에 두며 이른바 ‘독서’를 이어갔다. 작은 디테일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집념으로 가득하다.

 

감독실에서 밤을 꼬박 지새우며 상대팀 분석 영상을 돌려보던 지난 시즌과 다르지 않다. “혹시라도 의미 없어 보이는 장면 속에 놓친 부분이 있을까 후회하고 싶지 않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젊은 송골매들이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PO), 나아가 국제대회를 거치며 한층 원숙해지고 있다. 조 감독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동시에 “강해진 팀들이 너무 많아졌다. 더 어려운 시즌이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미소 섞인 불만도 함께한다.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지금에 안주하면 순식간에 내리막이 찾아올 것”이라며 눈빛을 번뜩였다.



두바이(UAE)=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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