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강하게, 더 즐겁게!’
마운드 위에 선 우완 투수 최준용(롯데)의 눈빛이 반짝인다. 힘든 재활의 시간을 버텨냈기 때문일까. 한층 더 쌩쌩해진 어깨는 기본, 표정에서부터 자신감이 엿보인다. 지난달 17일 올 시즌 처음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9일까지 10경기서 4홀드를 낚으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조금은 늦은 출발, 그만큼 더 힘을 내보려 한다. 최준용은 “결과를 떠나 아직까지 통증 없이, 아픈 모습 없이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최준용은 2020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일찌감치 파이어볼러로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 44경기서 4승2패 20홀드 평균자책점 2.85를 마크, 신인왕 투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롯데의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받았다. 실제로 2022년 14세이브 6홀드, 2023년 14홀드 등 꾸준한 발걸음을 선보였다. 문제는 몇 년간 지속된 어깨 통증이다. 2021년 우측 어깨 견갑하근 파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등, 허리, 다리 등에도 영향을 미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스트레스가 컸다. 한때 타자전향까지 생각했을 정도다. 결단을 내렸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고자한 것. 지난해 8월 수술대에 올랐다. 우측 어깨 견관절 수술을 받았다. 재활 과정은 쉽지 않았다. 착실하게 단계를 밟아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했으나 이번엔 우측 팔꿈치 인대 부상이 찾아왔다.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팬들 앞에 설 그날을 떠올리며 부지런히 구슬땀을 흘렸다. 최준용은 “재활기간이 길어지면서 솔직히 힘들기도 했는데, 그만큼 느낀 것도 많다”면서 “무엇보다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다”고개를 끄덕였다.
몸과 마음 모두 새로운 에너지로 가득 채웠다. 이제는 달릴 일만 남았다. 많은 경기를 소화한 것은 아니지만 곳곳에서 긍정적인 신호들이 포착된다. 직구 평균 구속의 경우 150㎞(149.8㎞)에 육박한다. 프로데뷔 후 가장 좋다. 신인왕 경쟁 중이던 2021년(146.8㎞)과 비교해도 3㎞가량 차이난다. 더 과감한 피칭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최준용은 “확실히 통증이 없다 보니 공을 던질 때 좀 더 세게 던질 수 있는 것 같다. 부상 부담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롯데 불펜에 단비를 내린다. 올 시즌 롯데 불펜 평균자책점은 4.72로 리그 8위다. 촘촘한 경기들을 많이 치르다 보니 불펜 피로도가 컸다. 정현수, 김상수, 송재영 등 출전 경기 상위권에 유독 롯데 선수들의 이름이 많이 보이는 이유다. 최준용이 마음을 굳게 먹는다. 벌써 세 차례나 멀티이닝을 소화하는 등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최준용은 “팀이 이기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 가을야구, 나아가 한국시리즈까지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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