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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삐끗'은 내일의 '성장 자양분'… 무서운 신인 정지효의 값진 경험

입력 : 2025-06-10 06:00:00 수정 : 2025-06-10 02: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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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선두에서 24위까지, 롤러코스터를 탔던 KLPGA 신인 정지효가 다시 날개를 펼친다. 정지효가 2025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대회 2라운드 3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LPGT 제공
정지효가 2025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2라운드 5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뒤 홀 아웃하고 있다. KLPGT 제공
정지효가 2025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2라운드 3번 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T 제공

 롤러코스터를 탔다. 하루는 버디 10개를 쏟아내기도 했다가, 또 하루는 보기 3개에 더블보기까지 범했다. 막판 순위 경쟁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추락도 값진 경험이다.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이 기억은, 훗날 그의 성장에 자양분이 틀림없다. 주목받고 있는 KLPGA 신인 정지효가 다시 날개를 펼친다.

 

 정지효는 지난 8일 강원도 원주시 성문안CC(파72·6494야드)에서 막을 내린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원)에서 3라운드 합계 6언더파 210타를 기록하며 공동 2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입회한 정지효는 KLPGA 정회원 선발전 본선에서 23위에 오르면서 올 시즌 투어 무대에 데뷔할 수 있었다. 첫 데뷔 무대였던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에서 깜짝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얼굴을 알렸다.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이후 8개 대회에서 컷 탈락만 4번을 당했다. 올 시즌 최고 성적은 지난달에 치러진 E1 채리티 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13위다. 

 

 이번 대회만큼은 달랐다. 대회 첫날 노보기로 깔끔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버디 4개를 몰아치면서 4언더파를 기록,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2라운드에서는 폭발력까지 더했다. 하루에만 버디 10개를 쏟아냈다. 인상적인 부분은 9번(파5), 10번 홀(파4)에서 더블 보기와 보기를 범하는 등 한 번에 3타를 잃었다. 충분히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11번 홀(파4)부터 4개 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는 등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그도 신인이었다. 생애 첫 우승까지도 넘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최종 라운드 전반까지 보기 1개를 범했지만, 버디 1개를 챙기며 합계 10언더파로 선두 경쟁을 이어갔다. 무서운 신인의 등장, 그 존재감을 이어갔다.

정지효가 2025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2라운드 3번 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T 제공
정지효가 2025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2라운드 5번 홀에서 그린을 어떻게 공략할지 살펴보고 있다. KLPGT 제공

 후반 들어 무너졌다. 11번 홀에서 삐끗했다. 티샷이 페어웨이를 완전히 벗어났다. 페널티 구역은 아니었지만, 결국 보기를 범했다. 최종 라운드 후반에서 이러한 실수는 스코어를 잃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이는 순위 경쟁에서 밀려난다는 의미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보통 신인 선수들은 여기서 무너진다.

 

 이 압박감, 결국 플레이에 영향을 미쳤다. 정지효는 이어진 12번 홀(파3)에서 또 다시 티샷 미스가 나왔다. 이번엔 페널티구역으로 들어갔다. 벌타를 받아야 했고, 더블까지 범하면서 무너졌다. 이후 보기를 한 번 더 기록하는 등 공동 24위까지 떨어졌다.

 

 아쉬운 결과지만, 이러한 경험이 선수를 성장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한 관계자는 “골프는 개개인이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본인이 얼마나 집중하고, 냉정함을 유지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것도 실력 중 하나라고 평가한다”며 “정지효 역시 이러한 경험을 통해 계속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면 된다. 당장 눈앞에 순위보다 더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른 이가영은 우승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나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굉장한 긴장감 속에 경기를 했다. 샷이 잘 안되면 화가 나기도 한다”면서도 “다만 마지막에 침착하려고 노력했고, 특히 ‘스스로를 믿자. 내가 나를 믿어야 좋은 샷이 나온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성장을 거듭해가야 할 정지효에게도 힌트가 될 수 있는 멘트가 아니었을까.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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