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부재에 목마른 여자프로농구(WKBL)에서 신예들이 반짝반짝 빛났다. 이를 발판 삼아 차세대 스타를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WKBL은 지난 시즌 스타 기근에 허덕였다. 2023∼2024시즌 WKBL 최초로 정규리그 8관왕에 오른 박지수(전 갈라타사라이·현 KB국민은행)와 올스타전 팬 투표 1위에 오른 박지현(마요르카)이 일제히 해외진출을 하면서 리그를 지탱하던 두 스타의 공백과 마주했다. 이에 프로 17년차인 김단비(우리은행)와 16년차 박혜진(BNK)에게 여전히 의존하고 있다.
차세대 스타가 필요한 시점, 때마침 등장한 신인들이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홍유순(신한은행)과 송윤하(KB국민은행), 이민지(우리은행)가 대표적이다. 데뷔 시즌부터 잠재력을 폭발하면서 차세대 스타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이들의 활약에 최근 몇 년간 미지근하던 WKBL 신인왕 경쟁에도 모처럼 불이 붙었다.
경쟁 끝에 신인왕을 쟁취한 홍유순은 지난 시즌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정규리그 전초전인 박신자컵에서 4경기 전 경기에 나와 평균 15분 이상을 소화하며 주목받은 그는 정규리그에서 더욱 날아올랐다. 주전 포워드 최이샘의 부상으로 얻은 출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9경기에서 평균 26분18초를 소화하며 8.1득점 5.7리바운드 1.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개인 기록을 수치로 환산한 공헌도에서 580.55점으로 팀 내 당당히 1위에 올랐다.
그의 이름 세 글자를 알린 건 지난해 12월이었다. WKBL 신인 최초로 4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작성하면서 임팩트를 보여줬다. 종전 기록인 3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해낸 박지수를 넘어선 대기록이었다.
송윤하는 박지수의 대를 이을 포스트 자원으로 꼽힌다. 정규리그 22경기에서 평균 24분08초를 뛰며 7.82득점 5.5리바운드 1.3어시스트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포워드인 그는 179cm의 신장이지만 센터 역할까지 해내며 팀의 4강 플레이오프(PO)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PO에서의 존재감은 더욱 컸다. 5경기 중 2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는 등 평균 39분17초를 소화했고 특히 평균 9.6리바운드를 잡아내며 뛰어난 골밑 장악력까지 보여줬다.
가드 이민지는 시즌 막판 깜짝 활약을 펼쳤다. 5라운드부터 본격적으로 기용된 그는 시위라도 하듯 5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단숨에 팀 주축으로 떠올랐다. 특히 날카로운 3점슛으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렸다. 총 70개의 3점슛을 시도, 23개를 성공하며 32.9%의 3점슛 성공률로 정규리그 6위를 마크했다. 입단 첫해부터 PO와 챔피언결정전까지 소화하면서 값진 경험까지 챙겼다.
홍유순과 송윤하, 이민지의 활약 덕분에 지난 시즌 리그에 생기가 돌았다. 하지만 차세대 스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많은 조건이 필요하다. 일단 각자 기량을 더욱 닦아 리그 톱에 올라서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WKBL과 구단도 이들이 실력을 착실하게 쌓을 수 있는 구체적인 시스템을 만들고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팬들에게 어필할 필요가 있다.
손대범 KBS 해설위원은 “우리나라 퓨처스리그가 너무 열악하다. 신인 선수들의 경험을 위해 존재하는 이벤트이나, 효과를 충분하게 보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WKBL이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회 규모를 더 키운다고 하더라. 퓨처스리그가 활성화 되면 신인 선수의 성장이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에 안덕수 WKBL 사무총장은 “저연차 선수 발굴과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국제 대회급으로 격상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다양한 국가의 해외 팀을 초청하기 위해 여러 국가 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있고, 시기도 앞당길 계획”이라며 “기존에는 올스타 브레이크 때 열려 선수, 코칭스태프들의 피로도가 있었을 거다. 오프시즌 중인 7월쯤 치르는 방식으로 바꿔 퓨처스리그에 더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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