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무한확장하는 슈퍼 IP] 게임·연예계 "핵심 자산 지키자" 위기감에 끝없는 법적 분쟁

입력 : 2025-04-16 17:30:00 수정 : 2025-04-16 16:17:14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국내 대표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소송을 제기하며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자사 IP 보호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방송이나 가요업계도 잇따라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법정 싸움에 돌입하는 등 IP를 둘러싼 갈등이 업계를 불문하고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사진은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리니지2M’.

 

지식재산권(IP)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콘텐츠 업계의 법적 다툼도 치열해지고 있다.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잘 키운 IP 하나가 수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각자의 핵심 가치를 지켜내야 한다는 절실함에 대립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IP를 둘러싼 갈등은 국내 게임사들 사이에서 더 격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성장세를 보이다가 엔데믹을 기점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게임업계가 한정적인 파이를 두고 치열한 경쟁에 돌입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소송을 통한 IP 보호는 권리문제를 넘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됐다. 향후에도 저작권을 둘러싼 소송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엔씨소프트, ‘리니지 IP’ 보호 위해 적극 소송전

 

엑스엘게임즈 ‘아키에이지 워’

 

‘리니지’ IP를 통해 국내 대표 게임사 위치에 오른 엔씨소프트는 적극적으로 저작권 분쟁에 나서고 있다. 1998년 출시 이후 올해로 27년째를 맞은 리니지는 ‘리니지M’, ‘리니지2M’ 등 모바일게임으로도 변주돼 시장의 대표적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IP로 자리 잡고 있다.

 

악명 높은 과금 모델로 비판의 대상이 되긴 하지만 워낙 기록적인 매출을 기록해 시장에선 이른바 ‘리니지 라이크’(리니지와 비슷한) 류의 게임이 양산되는 게 현실이다. 엔씨는 이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은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을 상대로 직접 칼을 빼들고 있다.

 

2023년 엔씨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엑스엘게임즈가 출시한 MMORPG ‘아키에이지 워’가 자사 게임인 ‘리니지2M’을 표절했다며 저작권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중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엔씨가 낸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하며 소송 비용은 원고인 엔씨가 부담하도록 했다. 엔씨는 항소를 예고한 상황이다.

 

'아키에이지 워' 게임화면.
'리니지2M' 게임화면.

 

웹젠을 상대로 낸 소송에는 엔씨가 웃었다. 엔씨는 웹젠이 2020년 8월 출시한 모바일 게임 ‘R2M’이 ‘리니지M’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모방했다며 2021년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다. 엔씨는 1심에 이어 2심도 승소했다. 지난 3월 서울고등법원 민사5-1부는 웹젠에 손해배상금 169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국내 게임업계 저작권 분쟁 사상 법원에서 인정된 가장 큰 배상액이다. 엔씨 관계자는 “기업의 핵심 자산인 IP 및 게임 콘텐츠가 법적 보호 대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IP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웹젠 모바일 게임 ‘R2M’

 

다만 법원은 ‘R2M’의 저작권 침해는 인정하지 않았다. 게임의 유사성이 장르적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봤다. 다만 부정경쟁행위에는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타인의 상당한 투자와 노력이 담긴 성과물을 무단 모방해 경제적 이익을 침해했다는 뜻이다.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은 자사 퇴사자들이 설립한 게임사 아이언메이스와 저작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넥슨은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이 과거 개발했던 ‘프로젝트 P3’의 데이터를 무단으로 유출했고 이를 기반으로 게임 ‘다크 앤 다커’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2021년 넥슨 쇼케이스에서 공개됐던 '프로젝트 P3'
아이언메이스 '다크 앤 다커'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은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에 85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아이언메이스의 저작권 침해는 인정하지 않았으나 영업비밀 침해는 인정했다. 양측은 모두 법원에 항소장을 낸 상태다.

 

그동안 등한시됐던 저작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게임사들은 IP 분쟁 대비에 속속 나서고 있다. 저작권 다툼이 기업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면서 전문가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엔씨는 서울행정법원 판사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지낸 정교화 넷플릭스 코리아 정책·법무 총괄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검찰 최초의 여성 고검장을 지낸 노정연 변호사와 정선열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또 웹젠은 부장판사 출신 이효인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등 전문가를 영입하며 소송 리스크를 대비하고 있다.

 

◆최강야구→뉴진스 안무…연예계도 저작권 논란

 

 

연예계도 저작권을 두고 골머리를 앓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방송사 JTBC와 제작사 스튜디오C1은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IP를 두고 법정 싸움에 돌입했다. 제작비 내역 공개와 IP 보유 권한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JTBC는 새 시즌을 C1과 제작하지 않겠다며 시즌4 제작진을 새로 구성했지만 C1은 촬영 일정을 강행했다. 결국 JTBC는 C1을 상대로 “저작재산권과 상표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럼에도 C1 측은 유튜브를 통해 관련 콘텐츠를 계속해서 업로드하고 있어 양 측의 다툼은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걸그룹 뉴진스. 사진=공동취재

 

걸그룹 뉴진스는 후배 걸그룹 아일릿이 자신들의 콘셉트와 안무 등을 따라했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뉴진스와 아일릿의 안무 유사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안무 저작권 논의로도 촉발됐으며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언급됐다.

 

다만 지난달 서울중앙지법은 소속사 어도어가 뉴진스를 상대로 낸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 계약 체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계약 해지 중대 사유로 주장했던 아일릿 표절 논란에 대해 “아일릿의 콘셉트가 뉴진스를 표절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뉴진스의 콘셉트가 지식재산권 보호 대상이 되기 모호하다”고 언급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