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가 났더라고요.”
프로야구 KT가 퓨처스리그(2군)를 흔들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예사롭지 않다. 매 경기 불방망이를 뽐내는 퓨처스팀은 물론, 군 복무 중인 내야수 류현인(상무) 역시 5할 타율을 마크하는 등 활화산 같은 기세를 자랑한다.
이 소식이 1군 무대까지 닿았을 정도다. 사령탑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같은 날 익산서 열린 2군 경기 내용을 포함, 점수 결과까지 훤히 꿸 정도다. 9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강철 KT 감독은 “여기 있을 선수들이 거기서 잘한다. 엄청 강할 수밖에 없다”고 웃었다.
무엇보다 KT 1군 쪽은 타선 부진에 신음하는 상황이다. 팀 타율이 0.234로 10개 구단 가운데 8위다. 반면 KT 퓨처스팀은 타율 0.331를 기록, 단연 으뜸을 달리고 있다.
이에 1군 콜업을 활용,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당장 9일 NC전서 9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장준원이 대표적이다. 퓨처스리그서 개막을 맞아 10경기 출전, 타율 0.353(34타수 12안타) 5홈런을 기록했다. 이 기간 OPS(출루율+장타율)은 1.329에 달한다.
이를 주목한 이 감독은 “수비도 되고, 2군서 올라와 방망이를 치는 걸 보니 많이 달라졌다. 지금은 다들 타격감이 좋지 않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믿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1군에 등록된 내·외야 유틸리티 유준규도 올 시즌 퓨처스리그 11경기 동안 타율 0.390(41타수 16안타) 및 OPS 0.967 맹활약을 펼친 바 있다.
‘머슬맨’ 외야수 안현민은 다음 콜업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당장 9일 경산서 열린 삼성 퓨처스팀과의 원정경기에서 6타수 4안타를 때려내는 등 무력시위를 펼쳤다. 현재 2군 기록은 13경기 타율 0.417(48타수 20안타) 4홈런 OPS 1.248이다.
눈여겨볼 선수는 더 있다. 현재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뛰고 있는 내야수 류현인이 주인공이다. 올해 12월 초 군 복무를 마친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선 무려 ‘5할 타자’ 면모를 뽐내고 있다. 12경기에 나서 타율 0.553(38타수 21안타) 3홈런 15타점 OPS 1.568을 쳤다.
이 감독도 덩달아 함박웃음이다. “지금 난리가 났다”고 운을 뗀 그는 “요즘 말로 하면 ‘작살난다’ 표현이 어울릴 듯싶다. (활약이) 정말 좋다고 들었다. 올해 중간에 들어오나 싶었는데, 그건 아니더라. 머리 아프다”고 미소 지었다. 류현인은 돌아오는 2026시즌 천군만마가 될 전망이다.
마운드 역시 신예들이 1군 진입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길게는 선발 자원으로 내다보는 루키 김동현과 3년차 강건은 조금씩 소화 이닝과 투구 수를 늘려가는 중이다.
마법사 군단의 새 주역 후보들이다. 이 감독은 애정어린 시선과 더불어 ‘뼈 있는’ 당부를 아끼지 않는다. “우리 팀 백업층이 나쁘진 않은데, (1군에) 올라와서 더 잘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저 얻어지는 건 없다. 1군 콜업 자체를 넘어, 그 이상을 목표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다.
수원=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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